[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 서울 여의도에 근무하는 30대 이모 씨는 여름을 맞이해 냉면집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한 그릇에 1만원 초반이었던 냉면가격이 1년 새 1만원 중반으로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모 씨는 직장 동료들과 구내식당을 찾았지만 구내식당 식사비도 오름세에 편승하면서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로 다짐했다.

외식물가가 37개월째 소비자물가를 웃돌면서 직장인들의 유리지갑이 더욱 얇아지고 있다.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분식, 편의점도시락, 구내식당비 모두 고물가를 유지하면서 외식 발걸음들이 끊기고 있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6월 외식물가지수는 121.08(2020년=100)로 1년 전보다 3.0% 상승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외식물가 상승률이 0.6%포인트(p) 앞섰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돈 건 지난 2021년 6월 이후로 37개월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 2.3%에서 2022년 6월 6.0%→2023년 6월 2.7%→2024년 6월 2.4%로 등락을 반복했다.

외식물가 상승률도 2021년 6월 2.6%에서 2022년 6월 8.0%로 급증했다가 2023년 6월 6.2%에서 2024년 6월 3.0%로 점차 안정됐다. 다만 통상 3%대는 고물가로 해석함에 따라 외식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을 견인한 주요 품목은 떡볶이, 김밥, 햄버거 등 분식과 냉면 등 계절음식이 꼽혔다. 떡볶이는 1년 전보다 5.9% 상승했다. 김밥과 햄버거도 각각 5.2%, 4.7% 인상되면서 서민 외식 물가를 올렸다. 냉면은 3.8% 상승하면서 높은 계절성 요인을 보였다.

비교적 저렴한 외식을 대표하던 돼지갈비도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김치찌개백반과 된장찌개백반도 각각 4.1%, 3.6% 올랐다. 특히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편의점도시락은 5.3%, 구내식당 식사비용은 4.3% 상승했다. 전반적인 외식물가 상승 속 직장인의 밥상이 부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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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집계하는 외식 세부품목 39개 중 절반 이상인 22개 품목은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가격이 내린 품목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외식물가는 전반적으로 모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6월 외식물가 지수는 121.08(2020년=100)로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2022년 4월(108.87) 대비 누적 11.2% 올랐다. 지난 2년간 외식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소비자는 물론 직장인들의 먹거리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외식물가 상승률이 3년 넘게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한다는 건 굉장한 것"이라며 "특히 직장인은 한 달 평균 20일을 점심, 저녁 등으로 외식하게 되는데 이 지출액수가 올라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식물가가 계속 오르게 되면 직장인은 집에서 직접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등 조금 더 저렴하게 끼니를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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