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가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2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현재 금융시장은 일견 안정된 것처럼 보이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복합적 위험요인이 산재하여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기 촉발된 미 대선 리스크와 우경화된 유럽의회는 자국 우선주의 강화로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연초의 기대와 달리 미국의 금리인하가 지연되고 달러강세도 심화되며 원화 뿐 아니라 엔, 위안화 등 주변국 통화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출 성장의 온기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가운데 고금리·고물가 지속으로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원장은 "하반기 시장의 기대감이 금리인하, 주택가격 회복 등 한쪽으로 쏠려있는 상황에서 예상과 다른 조그만 이벤트에도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큰 만큼 금융감독원 전체 부서가 경각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말 인사와 관련해 '성과중심 기조'를 강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번 7월 부서장 인사는 부동산 PF, 공매도, 밸류업 등 연말까지 이어지는 현안이 많아 일부 장기근무 부서장의 보직 교환 수준으로 인사폭을 최소화했다"면서도 "금년 말 예정된 정기인사는 연공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업무성과에 따라 승진 등 보직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간관리자 인사는 조직 및 위기 관리능력, 대내외 소통·협력 역량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성과중심 인사기조를 조직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