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2013년 인천국제고에서 근무할 당시 특정 여학생에게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어", "사랑하고 또 사랑해" 등 편지를 보낸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박 회장은 앞서 응원과 격려 차원에서 해당 여학생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지만, 교육계에서는 박 회장이 부적절한 처사를 했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과거에 해당 여학생에게 보낸 편지 사본에는 "점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늘 오는 시간에 엄청 떨렸어",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어"란 내용이 있었다.

제39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에 20일 역대 최연소로 당선된 박정현 신임 회장. [사진=한국교총 제공]

또 다른 편지에서 박 회장은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고 있어요", "어젠 기숙사에서 자며 자기 생각 참 많이 했어요",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 당신의 향기",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어요",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깊이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박 회장이 해당 여학생에게 "차에서 네 향기가 난다" 등의 내용이 담긴 쪽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추가 편지 내용까지 밝혀진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입수한 '2012~2014년 교원 징계 처분 현황'에 따르면 박 회장은 같은 해 '제자와의 부적절한 편지 교환' 행위가 발각돼 인천시교육청에서 견책 징계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 보내졌다.

이 같은 소식이 드러난 뒤 일부 교총 회원과 조국혁신당 등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성 비위'로 보고 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교총 회원 게시판에는 박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박 회장이 재직했던 인천 부원여중은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학부모들 항의 민원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부원여중은 박 회장이 교총 회장 당선 전 학생 생활지도 등 업무로 근무한 곳이다.

이와 관련, 교총 측은 12장의 편지가 박 회장이 보낸 것이 맞지만 "부적절한 처신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 회장도 지난 22일 입장문에서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는데 과했던 것 같다"면서도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혹과 같은 부적절한 처신을 제자에게 한 일은 결코 없다"며 반발했다.

반면 강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시 박 회장은 유부남이었고 자녀도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며 "당국에서도 견책이라는 가벼운 경징계 처분으로 사건을 덮은 것은 아닌지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교총의 수장으로서 교원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나"며 박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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