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으로 북한의 핵 개발과 외교 전략이 중대 변화를 맞았으며, 미국은 낡은 채찍과 당근 전략에서 벗어나 북한을 더 적극적으로 견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을 체결하고, 경제 및 군사 협력 확대와 미국에 대항하는 단일 전선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으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됐으며, 북한은 미사일, 잠수함, 위성을 포함한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평양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좌)이 19일 오전 평양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으로 안내하고 있다. 2024.06.20. wonjc6@newspim.com

뉴욕타임스(NYT)는 한때 북한의 핵개발을 막으려던 푸틴이 이제는 핵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쪽으로 바뀌었다면서, 북한의 핵 확산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증폭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더디플로맷(The Diplomat)은 푸틴의 이번 방북으로 북한의 이데올로기와 외교 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드러났으며, 반대로 미국의 대북 전략은 수십 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북한의 이념과 오랜 외교 전략에 큰 변화가 있었고, 푸틴의 이번 방북이 이러한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었으며 두 국가 간 연대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북한의 자립성을 강화시켰고, 국제 제재의 한계와 외부 영향 감소를 통한 이념적 결속의 이점을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북한에게 국제사회의 핵 위협 대응의 약점을 보여주었으며,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더디플로맷은 북한이 이러한 변화를 겪으면서 지난 30년간 체제 및 생계 유지를 위해 고수했던 '말뿐인 외교(mouth diplomacy)'에서 벗어났고, 이제는 같은 반미 성향의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세계 무대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수십 년째 대북 전략에 큰 변화가 없으며,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에 치여 북한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매체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이 핑계가 될 수 없으며, 이제는 구닥다리 '당근과 채찍' 전략을 버리고 가용 수단을 모두 활용해 북한, 러시아, 중국이라는 삼중 고리에서 가장 취약한 북한 고리를 적극적으로 끊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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