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여객기.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인천발 오사카행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12시간 가까이 지연 운항되면서 승객 204명이 탑승을 포기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지연된 항공기가 당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행 항공기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EU 항공 규정 회피 의혹이 제기됐다.
 

티웨이 항공 훈련 센터. (사진=티웨이항공)


◇ 티웨이항공, 항공기 결함에 오사카행→유럽행 '기체 바꿔치기'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낮 12시 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티웨이항공 TW283편(HL8501)이 이륙 준비 과정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돼 출발이 오후 11시 4분으로 늦춰졌다.

그런데 당초 일본 오사카로 배정됐던 항공기는 문제가 됐던 HL8501이 아닌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또다른 기재인 HL8500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티웨이항공은 이날 오전 11시 5분 인천에서 자그레브로 출발 예정이었던 TW505편(HL8501)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돼 정비가 지연되자, 같은 기종(A330-300)인 오사카행 항공기(HL8500)를 자그레브행에 투입하고, 대체 항공기(HL8501)를 오사카행에 배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오사카행 항공편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채 12시간 가까이 공항에서 대기해야 했고, 일부 승객은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탑승객 310명 중 204명은 탑승을 포기했다.

이와 관련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보통 항공사들이 지연발생시에 항공기 교체를 통해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케줄 조정을 하고 있다"며 자그레브행에 오사카행 항공기를 투입한 것은 자그레브 공항 사정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항 이용을 제한하는 '노탐'(NOTAM‧Notice To Airmen)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며 "현지시각으로 새벽 2시 30분부터 5시까지 공항 핸들링이 불가능하다는 항공고시보가 있었고, 더 늦어지면 자그레브에서 돌아오는 편의 이륙이 불가할수 있어 교체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비가 예상보다 길어졌고 오후 7시 즈음 정비 완료 후 8시 전에 출발안내를 했지만, 기내 환자발생 및 승무원교체등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게 돼서 추가 지연이 됐다"고 덧붙였다.

티웨이항공은 탑승을 포기한 승객에게는 왕복 항공권 전액을 환불하고, 오사카에 도착한 승객에게는 10만원의 교통비를 지급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 (사진=티웨이항공)


◇ "EU261 규정, 고려한 적 없어"

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유럽연합(EU)의 항공기 지연·결항 보상 규정(EU261)을 피하기 위해 항공기를 교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크로아티아가 포함돼 있는 EU에서는 항공사 책임으로 인해 비행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도록 하는 EU261이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

EU261 규정에 따르면 항공사 책임으로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결항될 경우 승객에게 환불 외에 최대 600유로(약 88만원)를 보상해야 한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은 "EU261 규정과는 무관하다"며 "고려한 상황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로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16일 야심 차게 취항한 자그레브 노선에 대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