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부동산 매수가 늘어나면서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집값이 오르기 전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가 늘어났던 '학습효과' 때문이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며 내국인의 부동산 투자는 줄었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수익을 거두려는 외국인이 늘어난 점 역시 외국인 매수가 늘어난 요인으로 풀이된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가 늘어나면서 시장 활황을 기대하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매수가 늘어나면서 집값 반등이 일어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집값 반등이 본격화 되기 이전 외국인 투자가 선행됐던 바 있어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부동산 매수가 늘어나면서 집값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DB]

◆ 4월 국내 집합건물 매수 외국인 1294명…전년比 30.2% 증가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4월 전국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외국인 매수자는 1294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994명) 대비 30.2% 증가한 수치다. 전달(1023명)과 비교하면 26.5% 늘었다.

올해 1월 1096명에서 2월 861명으로 감소했던 외국인 매수인 수는 3월 1023명, 4월 1277명 등으로 매달 200여명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4월 누적 427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3127명) 36.7% 증가했다.

특히 중국인 매수자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국내 부동산을 매수한 중국인은 949명이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995명 이후 3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1월 779명에서 2월 564명으로 줄었지만 3월 708명으로 늘어난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어 미국인 115명, 베트남 45명으로 뒤를 이었다. ▲캐나다 29명 ▲러시아 27명 ▲우즈베키스탄 22명 ▲타이완 17명 ▲호주 16명 등 순이다.

지역별로 보면 외국인 매수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614명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인천이 172명, 서울이 147명, 충남 128명으로 100명 이상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주택을 사들인 뒤 임대를 내주는 외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 계약 중 임대인이 외국인인 경우는 1585건으로 전월(1318건)보다 약 20% 늘었다. 전년 동월(1186건)과 비교하면 33% 증가했다.

◆ 서울 전세·매매가 상승…외국인 매수 더 늘어날 것

외국인 매수는 집값이 급등했던 2021~2022년과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효과로 집값이 회복됐던 시점에 늘어났던 바 있다.

실제로 2021년 1월 949명이었던 외국인 매수는 2월 1064명으로 늘어난 이후 5월 1333명까지 늘어난 바 있다. 이후 2023년 1월 526명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2월 659명으로 소폭 늘어난뒤 점차 증가해 지난해 11월 1273명까지 늘어났다.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부동산 시장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2분기부터 집값 회복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발 앞서 움직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전셋값과 매맷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 국내 부동산 매수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셋값이 52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매매가격을 밀어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넷째주 이후 지난주까지 52주 연속 상승했다. 이는 2012년 5월 이후 네 번째로 긴 상승 기간이다. 이달 둘째주 주간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근 입주 물량이 몰린 강동구를 제외한 모든 구의 전셋값이 올랐다. 인천과 경기도 각각 0.12%, 0.07% 오르며 수도권 전세 상승률은 0.08%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로도 47주 연속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가격 역시 8주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값은 0.0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등포구(0.07%), 동작구(0.07%), 서초구(0.05%), 강남구(0.05%), 양천구(0.05%)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의 부동산 매수가 늘었다고 집값이 반등할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면서 "다만 외국인 부동산 매수의 경우 실거주보단 투자수익이나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한 목적인 짙은 만큼 집값이 어느정도 떨어져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