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이 제3시립도서관에 대해 예산이 더 들더라도 명품건축물로 지을 것을 지시해 발언의 배경을 놓고 이목이 쏠린다.

이에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중투)심사를 앞둔 상황인 만큼,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지역 국회의원 역할을 은근히 압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장우 대전시장. 2024.04.29 gyun507@newspim.com

이장우 대전시장은 29일 주간업무회의를 주재하며 제3시립도서관을 명품건축물로 지을 것을 지시하며 건축디자인 등 공모를 통해 기획적으로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제3시립도서관은 대전 서구 관저동 일원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사업비 400억 원 규모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심사를 통과했으며 현재 행정안전부 중투심사를 앞두고 있다. 6월 말경 심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이장우 시장의 명품건축물 발언은 평소 강조해온 공공건축물의 명품화를 통한 랜드마크 조성과 함께, 이를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이 해야 할 역할론을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주민들이 우선하는 공공사업인 도서관 사업을 시가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지역 정치인이 제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까다로운 행안부 중투심사를 통과하는데는 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지역구 국회의원의 역량도 필요하다.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 사업 중 행안부 중투심사를 통과하면 시민들에게 '광고'하며 자신의 역량을 '홍보'한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이 시장의 발언을 두고 지역 국회의원의 역할을 은근슬쩍 강조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관저동을 지역구로 둔 6선의 박병석 전 국회의장(제21대 국회의원)과 박 의원의 뒤를 이어 제22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장종태 전 서구청장의 역할론이 자연스럽게 강조되는 모양새다.

직접적으로는 '장종태 당선인의 국비 확보 능력에 대한 첫 '시험대'로 삼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이 시장은 과거 동구 지역 국회의원 당시 정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도육교 지하화를 적극 설득해 국비 397억원을 확보한 경험이 있다. 그만큼 지역구 국회의원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사업 추진을 좌우될 수 있음을 체험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진행된 티타임에서도 "국회의원 본인 하기에 따라 지역은 가치 있게 달라진다"며 "시장이 국비 확보하면 본인들이 했다는 과시 하지 말고 지역민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직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국회의원과의 정교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선거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발표된 공약 사업은 골라내고 시 발전을 위해 진짜 필요한 공약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공약 이행 과정에서 주도권을 대전시가 쥐겠다는 해석이다.

이 시장은 이날 주간업무회의에서 "현실적으로 모든 공약을 시가 다 이행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전시 사업과 긴밀한 관계가 있고 시 발전을 위해서는 당선인 공약 중 꼭 필요한 공약을 분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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