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조만간 5%를 재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 원활히 지속하던 인플레이션 완화가 올해 들어 정체된 흐름을 보이며 연방준비제도(Fed)가 점차 매파적(긴축 선호) 성향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 따르면 3.95%로 2024년을 시작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이날 오전 10시 38분께 4.628%에 거래됐다. 전날 10년물은 4.67%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에서는 10년물이 심리적 지지선인 4.5%를 뚫고 오르면서 사실상 천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국채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물가 오름세와 강력한 경제가 지속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크게 지연될 수 있어서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개 발언에 나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제한적인 정책의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을 사실상 확인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4.17 mj72284@newspim.com

현재 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금리 인하 전망 폭을 41bp(1bp=0.01%포인트)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이번 주 초 48bp보다 낮아졌으며 1월 160bp와 비교하면 거의 4분의 1토막이 난 것이다. 첫 금리 인하 기대 시점은 9월로 연초 이후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오르며 연준과 시장의 기대와 달리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갈등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는 유가 역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코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샘 밀레트 채권 책임자는 "시장은 지난주 진행된 매도세 이후 쉬어가는 모습"이라면서 "파월은 연준이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과 연준이 지표에 따라 움직일 것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10년물이 약 20년간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전략가는 10년물이 지난해 10월 장중 고점인 5%를 찍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앞으로 몇 주 안에 10년물 금리가 다시 5%로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심지어 당시 10년물이 5%로 올랐을 때는 현재보다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전망치가 더 약했으며 인플레이션도 하락 추세에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전날 장중 5%를 터치했으며 이날 오전 4.956%에 거래됐다. 30년물은 4.738%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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