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엔씨소프트가 실적 반등을 위한 전방위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사업 부문 분할과 인력 감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신작 출시와 해외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대비 각각 5.9%, 38.56% 줄어든 매출 1조 6749억 원, 영업이익 843억 원에 달한다. 흥행 신작 부재로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마케팅비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는 부진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12년 만이다.

엔씨소프트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다각도의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품질 보증(Quality Assurance, QA) 서비스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 부문을 각각 '엔씨큐에이'와 '엔씨아이디에스'라는 비상장 자회사로 분할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각 사업 부문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연내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구현범 엔씨소프트 최고운영책임자는 전날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에서 열린 분사 직원 대상 설명회를 통해 "분사는 폐업으로 가는 수순이 아니며, 3년 이내 폐업이나 매각 시 희망자에 한해 본사 재고용을 약속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엔씨타워1 매각을 통해 신사옥 건축 비용을 충당하고, 추가 검토에 따라 현재 사용 중인 판교 R&D센터도 자산 유동화를 진행할 방침이다.

신작 출시를 통한 실적 반등 역시 모색 중이다. 다음 달부터 '호연',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 등의 흥행 기대작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TL'은 아마존게임즈와 협력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 게이밍 스마트폰 업체 '레드매직'을 통해 출시 예정인 '블레이드&소울2' 중국 버전의 흥행 여부도 주목된다.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해외 투자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전날 스웨덴의 게임 개발사 'Moon Rover Games'에 350만 달러(약 48억 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단행,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Moon Rover Games 투자는 엔씨가 보여줄 변화의 시작"이라며 "8월 중 국내 개발 스튜디오 투자, 동남아 진출을 위한 공동사업, 퍼플 플랫폼의 성장 동력 확보 계획 등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고 자신감을 전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행보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 예상치를 크게 능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올해는 인력 정리에 따른 퇴직금 등이 반영되어 의미 있는 수준의 비용 절감은 어렵다. 다만 내년에는 IP에 대한 인지도, 장르적 흥행성 등을 고려할 시 출시할 신작 아이온 2,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즈(프로젝트 G), LLL이 더해지며 확실한 탑라인 성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현 흥국증권 연구원 역시 "신작 중 호연은 엔씨소프트의 히트 IP인 블레이드&소울의 서사를 담고 있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관심 속에서 의외의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다만,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 갈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노조에 따르면 분사 예정자 220여 명이 분사 관련 문제를 노조에 위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오는 9월 추석 연휴 전 분사 대상 직원들을 상대로 2차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소통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다음 달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분할 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과 함께 향후 성장 전략에 대한 로드맵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이번 구조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회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핵심 인재 유출을 막고 개발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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