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이달 중순 한미약품 이사회 개최를 예고했다. 지난달 임시주주총회 이후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이사회가 연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이사회를 통해 본인의 대표이사 선임을 시도하려 했으나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이 모녀와 손을 잡으면서 상황이 뒤집혀 이사회가 열리더라도 당장 경영권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2024.03.21 choipix16@newspim.com

5일 임종윤 사내이사 측에 따르면 임 이사는 이달 중순 한미약품 이사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18일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개최 직후 이사회를 열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미약품은 이사회를 추후 개회하겠다며 연기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의장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이사진에게 일정 연기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임종윤·종훈 형제와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송영숙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미 주주총회 현장에는 형제는 물론 신 회장과 이사진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이사진 간 갈등을 시사했다.

형제 측은 본인들과 신 회장, 남병호 헤링스 대표 등 4명을 한미약품 이사회에 진입시키고 경영권을 완벽히 장악할 예정이었으나 이사회가 연기되는 사이 신 회장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지분을 매수하고 공동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혀 계획된 수순을 밟기 어려워졌다. 형제 측이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한편 투자금 유치 등 뚜렷한 경영 대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주주총회 이후 경영 성과가 없는 데다 이사회 개최가 늦어지면서 신 회장도 모녀 쪽으로 완전히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주총 현장에 이사진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이미 이사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신호였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이사진은 총 10명이다. 이 중 신 회장을 포함한 형제 측 인사는 4명이었으나 신 회장이 마음을 돌리면서 형제 측 인사는 3명에 그치게 됐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선임하려면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모녀 측 인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신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임종윤 이사의 대표 진입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신 회장은 본인이 경영에 직·간접적으로도 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로 알려진 그는 2010년 임 회장의 권유로 한미약품 지분을 매입하며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나 경영 개입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출장 중인 임 이사는 이번 주말 귀국해 신 회장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두 사람이 경영진 구성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형제들이 장악한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또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송 회장 측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해 형제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사회 구성을 바꿀 수 있다는 관측이다. 모녀 측은 48.19%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형제 측 우호 지분(29.07%)을 앞섰다. 다만 이사해임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 총 발행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 이사회 규정은 의장이 이사회를 소집하거나 각 이사가 의장에게 의안과 그 사유를 밝혀 이사회 소집을 청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의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사회를 소집하지 않을 경우 이사회 소집을 청구한 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어 임종윤 이사의 계획대로 이사회 개최는 가능해 보인다.

임 이사 측 관계자는 "임종윤 이사가 7월 중순에 이사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만큼 귀국 후 신 회장과 만나 합의점을 찾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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