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남방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최근 중국 여행 수요 부진 및 러시아 영공을 피하기 위한 비용 증가로 운항 시간이 연장되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 경쟁사들이 위축되고, 국제 노선에서 중국 항공사들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항공과 호주 콴타스항공 등 서방 항공사를 중심으로 한 외국 항공사들이 팬데믹 이후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운항 재개를 선택하지 않고 있는 반면, 중국 항공사들은 해외 운항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항공사의 국제선 비중은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항공이 크게 위축되기 전보다 높아졌으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영국항공은 9일(현지시간) 상업적인 이유로 오는 10월 말부터 1년간 런던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같은 기간 동안 매일 두 번 운항하던 런던-홍콩 노선 중 하나를 중단한 바 있다. 

 

◇  中 항공사, 러시아 항로 이용 제한 없어 국제 점유율 우위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 항공사들은 러시아의 광활한 영공을 넘어 유럽과 북미로 가는 북쪽 항로를 계속해서 이용하고 있다. 

 

이는 유럽, 미국 및 기타 국가의 항공사들이 모스크바나 정부에 의해 러시아 영공 운항이 금지됐거나 안전 우려로 인해 초과 비행을 선택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로 인해 치열한 국내 노선 경쟁이 항공권 가격과 수익성에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중국 항공사들이 보유한 원가 우위가 확대되고, 국제 시장에서 더 큰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여행 데이터 업체 OAG의 수석 애널리스트 존 그랜트는 "일반적으로 중국 항공사들은 국제 경쟁사들 보다 비용이 최대 30% 더 낮다"며 "중국 항공사들은 경성 통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광범위한 확장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영국항공. (사진=영국항공)

 

비행 추적기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영국항공의 베이징-런던 주 4일 비행은 지난해 취항한 같은 노선의 중국남방항공의 일일 비행보다 약 2시간 30분이 더 소요된다.

 

영국항공은 매일 런던-상하이 항공편을 계속 운항할 예정이며 내년 5월에는 중국남방항공과 공동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버진 애틀랜틱은 지난달 운항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오는 10월 말부터 런던-상하이 노선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영국항공과 버진 애틀랜틱은 런던 히드로의 귀중한 이착륙 슬롯을 더 수익성이 높은 다른 노선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 中 경기 침체로 여행 수요 감소…외국 항공사 운항 중단 

 

중국의 국제 교통량은 작년 초 팬데믹 관련 규제가 해제된 이후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와 국내 여행으로의 전환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회복 속도가 더디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분석한 시리움 일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에어차이나 등 중국 항공사들은 2019년 7월 운항 중인 국제선의 90%를 운항했다.

 

반면, 7월 중국 발 항공편은 2019년 같은 달보다 23% 감소했다. 외국 항공사들은 팬데믹 이전 항공편의 60%만 운항해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멕시코와 중국 간의 유일한 직항편인 에어로멕시코가 팬데믹 이후 운항을 재개하지 않은 후 중국 항공사들에 의해 운항되고 있다. 

 

또한, 콴타스 항공 승객 절반이 줄었고 중국 여행 수요가 적다는 점을 이유로 지난 7월 시드니-상하이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 항공사 로얄 브루나이 항공은 오는 10월부터 베이징 노선 운항을 주 2회로 중단하는 이유로 시장 상황을 언급했다. 

 

중국 공항 내 외국인 감소. (사진=연합뉴스)

 

◇ 정치적 문제로 인한 中 항공편 중단국 증가 

 

중국을 오가는 일부 항공편은 정치적 문제로 지연됐다. 인도와 중국 간 여객기는 국경 분쟁으로 인해 팬데믹 이후 아예 재개되지 않았다.

 

중국과 미국 간 항공편은 지난 2020년 양국 항공 서비스 협정이 중단된 후 2019년의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시리움 데이터에 따르면 상호 운항 허가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 항공사들은 허가된 50편 중 주 35편만 운항하고 있는 반면, 중국 항공사들은 주 49편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달 중국에 대한 여행 수요가 극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다른 지역으로 용량을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요 항공사와 항공 노조는 지난 4월 베이징의 '반경쟁 정책'과 러시아의 상공 비행의 불이익을 이유로 중국 항공사의 추가 운항 승인을 불허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그들은 "중국 항공 시장의 성장이 견제 없이 계속 허용된다면 항공편은 계속 중국 항공사에 이양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관계를 쌓아온 중동에서는 두바이 아랍에미리트 항공이 중국행 운항 능력을 완전히 회복했고, 쿠웨이트 항공이 운항 횟수를 늘렸으며 바레인 걸프 항공은 지난 5월 처음으로 중국 도시 두 곳으로 운항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