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햄프셔주 판버러 공항에서 열린 '2024 판버러 국제에어쇼 내 한화의 통합전시관 전경.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방산 부문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7% 급증하며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하반기에는 신규 수주 확보와 기존 프로젝트의 안정적 수행이 실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2분기 영업이익 798억원...전년比 167% 증가

1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의 2분기 매출액은 6873억원(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 영업이익은 798억원(167.1%)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액 6656억원, 영업이익 440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방산 부문이 매출 4932억원(10.1%), 영업이익 609억원(116.0%)으로 호실적을 견인했다.

폴란드向 K2 전차 사격통제시스템, UAE 천궁2 다기능레이더(MFR) 개발 매출 등 수출 사업 확대가 실적 개선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했다.

ICT 부문도 매출 1901억원(17.1%), 영업이익 232억원(110.9%)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ERP 사업, 한화솔루션 미국 사업장 MES 구축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방산 부문의 경우 수익성 높은 수출 비중이 상승한 점이 전사 마진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UAE M-SAM, 사우디 M-SAM, 폴란드 K2 1차/2차 물량 지속 매출 인식과 AESA 레이더 등 수출 프로젝트 추가 가능성을 고려하면 향후 이익 흐름도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천궁-II 다기능레이다' 수출형 모델. (사진=한화시스템)


◇ 하반기 과제는 비용 관리와 수주 이행

한화시스템은 하반기에 상반기 대비 자체투자비용 집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110억원이었던 자체투자비용이 하반기에는 24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ICT 부문에서는 상반기에 이연된 인력채용이 하반기에 집행될 예정으로, 인건비와 경비 증가가 예상된다. 또한 신한 EZ 관련 사업 종료에 따른 매출 감소도 우려된다.

방산 부문에서는 2분기에 발생한 일회성 성격의 원가 정산이 하반기에는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대비 실적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폴란드 K2 1차 사업 관련 사격통제시스템 매출인식이 하반기에도 일정 부분 반영될 예정이다. 연간 매출인식에서 상반기 66%, 하반기 34%가 반영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TICN 4차 양산, UAE 천궁2 개발매출 역시 하반기에 고르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SA-MSAM 사업 다기능레이더 분야 양산(1조 1953억원 규모)과 KF-21 최초양산 AESA레이다(1148억원 규모) 등 최근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들도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진=한화오션)


◇ 美 조선소 인수로 해외 사업 확장 노려

한화시스템은 6월 한화오션과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 인수를 발표했다.

美정부기관 승인 (CFIUS)을 거쳐 연말쯤 인수가 완료될 예정이며 한화시스템에서는 동사를 연결회사로, 한화오션에서는 지분법으로 회계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미 해군 함정 MRO(정비·수리·분해정비) 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함정 시장에서는 통상 CMS(전투체계) 업체가 주도권을 갖는다"며 "한화시스템이 조선 전문 기업인 한화오션보다 더 많은 지분을 인수한 것은 향후 신조 함정 수주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필리조선소의 현재 수주잔고 기반 실적이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고 있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필리조선소는 2021년 1분기 이후 14개 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 중이며, 2023년에는 72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2024 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WDS)' 내 한화시스템 부스. (사진=한화시스템)


◇ 증권가, 중장기 성장 '긍정적' 

 

한화시스템의 2분기 실적 호조에 대해 증권가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중장기 성장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년부터 필리조선소가 연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가치 평가 기준 시점인 2026년에는 필리조선소 역시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에는 올해 6월 계약된 KF-21용 AESA레이더 최초양산, K-2 전차 인도 대수 증가, 사우디 M-SAM 양산 시작 등 매출 및 영업이익 상승 포인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 자체투자비용 증가, 인력채용에 따른 비용 상승, 일회성 원가 정산 효과 소멸 등은 실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필리조선소의 지속적인 손실도 잠재적 리스크로 남아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방산 부문에서 2분기 발생된 일회성 성격의 원가 정산이 하반기에는 미반영될 전망이라 상반기 대비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