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최근 경찰관들의 연이은 사망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26일 성명문을 내고 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의 일방적인 조직 개편과 과도한 업무 부담이 경찰관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협은 ▲경찰청장과 국가수사본부장은 책임을 지고 근본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과 모든 실적 위주 성과 평가 즉각 중단 ▲인원 충원이 될 때까지 현행 수사 감찰의 점검 업무, 경찰서장 대책 보고 등 수사 부서 업무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모든 것을 즉각 중단 ▲기동순찰대와 형사 기동대를 폐지하고 인력을 원상 복귀 ▲초임 수사관이 수사에 대한 두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 ▲자살 방지를 위해 업무 스트레스 측정 긴급 진단을 요구했다.

경찰청 [사진=뉴스핌DB]

성명문에 따르면,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창설 등 현장과의 소통 없이 추진된 조직 개편으로 인한 인원 공백과 업무 과중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성명문은 "초임 수사관의 자살 선택 이면에는 경찰 수사 현장의 심각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며 "수사관들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국수본의 전출 전 자기사건 책임수사제도·감찰의 고강도 점검 등에 대한 업무적 스트레스로 인한 제도적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초임 수사관이 보통 발령과 동시에 약 40∼50건의 사건을 배당받았으며, 아직 수사 업무 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국수본으로부터 계속해서 사건을 감축하라는 압박만 받아왔다"며 "이는 수사관들의 역량 향상 기회도 없이 과도한 업무 부담만 주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또한 과·팀장 역량 평가 강화라는 미명 아래 평가 결과 부적절 시 과·팀장 인사 배제 조치, 장기 사건 처리 하위 10% 팀장 탈락제 운영 등 수사관들에게 과도한 압박을 가해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면서, 수사관들의 사건 해결에 필요한 집중력과 창의력이 저하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료의 죽음 앞에서 느끼는 슬픔과 무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라며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같은 날 경찰관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 근무 여건 실태진단팀'을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

실태진단팀은 일선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여 경찰관들의 업무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경찰청은 이번 조치를 통해 경찰관들의 안전과 정신 건강을 보호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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