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마약을 투약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지인을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국가대표 출신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2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오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와 2740만원 상당의 추징금 납부도 함께 명령했다.

오재원 [사진= 두산 베어스]

앞서 오씨는 마약 투약을 신고하려는 지인을 보복협박한 혐의를 제외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은 주요 부분이 일치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며, 피해 직후 곧바로 신고한 경위 등에 비춰볼 때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혐의를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취급한 마약의 양이 많고, 마약류를 수수하기 위해 갖은 방법으로 지인들까지 동원했다"며 "그 죄질과 수법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가 개시되자 피고인은 범죄를 은폐할 의도로 지인들에게 허위 진술하도록 해 수사를 방해한 사실이 있고, 지인이 자수하겠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폭행, 협박 등을 저지르는 등 정황 역시 좋지 않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해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마약을 함께 투약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지인 A씨에 대해서는 "마약범죄의 사회적 폐해와 여러가지 부정적 영향에 비춰볼 때 엄한 처벌이 필요해보이긴 하나 피고인이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 지난해 4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인들로부터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하거나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마약 투약 사실을 신고하려는 지인을 막기 위해 망치로 휴대전화를 부수거나 그를 협박하고 멱살을 잡은 혐의 등도 적용됐다.

오씨는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 베어스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했으며 지난 2014년 아시안 금메달을 따낸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은퇴한 뒤에는 해설위원으로 방송활동을 시작했으나 언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