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채해병 특검법이 21대 국회에 이어 또다시 폐기되며 더불어민주당이 꺼내들 수정안에 관심이 쏠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시한 '제3자 추천안'을 검토하면서 여당의 분열을 노리는 카드가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7.25 leehs@newspim.com

채해병 특검법은 25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재석 299명, 찬성 194명, 반대 104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민주당은 빠르게 수정안을 마련한 뒤 재차 본회의 통과를 노리겠단 입장이다. 당내에선 일단 한 대표가 제안한 대법원장 등 제3자 추천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당의 이탈표를 끌어내 채해병 사망사건 외압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돌입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인식에서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진상을 규명하고 수사외압 부분을 국민에게 명확히 알리는 것"이라며 "형식적 부분이 어느 정도 절충된다면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3자 추천안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법사위에 상정된 '한동훈 특검법'을 고리로 친윤계와 친한계의 분열을 노리겠단 전략이다. 당장 국민의힘에선 제3자 추천안을 두고 불협화음이 흘러나왔다.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은 '제3자 추천안 등 원내 사항에 대한 결정권은 당대표가 아닌 원내대표 소관'이라며 한 대표 견제에 나섰다.

다만 섣불리 제3자 추천안을 주장하기보단 여당의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단 신중론도 제기된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3안이라는 것도 (한 대표의) 후보 시절의 발언으로만 나온 것"이라며 "발의조차 안 한 법을 국회에서 논의할 수 없다. 그걸 국민의힘의 당론으로 채택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새로 발의할 특검법에 '김건희 여사의 수사외압 관여 의혹'도 담아야 한단 강경론도 나온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두 번 채해병 특검법을 발의했을 때와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김 여사의 관여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런 의혹을 다 들여다볼 수 있는 특검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군소 야당 일각에선 상설특검 추진을 위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론된다. 채해병 특검법에 찬성하는 야6당이 공동교섭단체를 꾸려 특검후보자추천위원회(총 7인) 중 1인에 대한 추천권한을 가져온다는 전략이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은 2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야6당 모임에서 비공식적으로 논의를 검토해보자고 제안을 드린 것"이라며 "재표결이 끝나면 이 문제에 대해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총 12석을 가진 조국혁신당은 김 의원의 구상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개별 특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데 상설특검 논의까지 보태면 국민들이 혼돈스러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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