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세제개편을 앞두고 공감대가 형성됐던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는 빠졌다.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1주택자 종부세 부담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세법 개정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실상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는 종부세 완화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때문에 1주택자들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진다. 여기에 부동산 변동성에 대한 대응과 줄어드는 지자체 수입에 대한 우려도 한몫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는 상속세와 종부세 개정 여부에 시선이 집중됐다. 

종부세 개편 없던 일로…지방재정 급감·부동산 가격 급등 우려

상속세와 달리 종부세는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 들어 여러가지 노력으로 종부세를 낮추려고 노력했다"며 "전반적으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더 컸고,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과 재산세에 미치는 영향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층 아파트.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스핌 DB]

현 상황에서 종부세가 유지되는 것은 지방의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교부세법에 따르면 종부세 총액은 지방에서 쓰인다. 그동안 강조됐던 종부세 폐지가 된다면 당장 지방의 재정에도 직격탄이 떨어지게 된다.

그동안 종부세 폐지 또는 완화로 여야 모두 의견을 조율해왔지만 정작 지방의 반대가 거셌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여야 모두 종부세와 관련 완화 이상의 의지에 공감했다. 앞서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낮추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얘기도 나온 바 있다.

다만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부동산 세제 개편 자체가 시장 불안을 키울 것으로도 우려됐다.

부동산분야 한 전문가는 "주택 가격이 오르는 것은 사실상 서울과 수도권의 수급 불균형 문제가 더 크다"며 "경기 흐름이 좋아 자연스럽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게 아니라 수요 대비 공급량이 적기 때문인데, 종부세가 폐지라고 된다면 가격은 더욱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2024.07.25 ojh1111@newspim.com

실제 경기 상황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1분기 실질GDP는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0.1~0.1%)도 하회한 수준이다.

가계 대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진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5조3415억원 늘어 2021년 7월 6조2000억원 이후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더해질 경우, 자칫 가계대출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부세 완화 기대에도 불확실한 경기상황에서 '신중해야' 목소리

여전히 체감되는 부담이 크다는 1주택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당장 외면받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다만 희망의 끈을 놓고 있진 않다. 당장 종부세가 개편되지 않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추가로 세법 개정이 추진될 수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실거주 1주택에 대해 종부세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여당도 큰 틀에서는 종부세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종부세 개편에 대해 정치권이 검토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나, 향후 경기 상황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관건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큰 틀에서 세수 부족 문제도 살펴야 할테지만 1주택자에 대한 부분은 약간의 포퓰리즘적인 요인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여러 시각에서 살펴봐야 한다"며 "미국 대선의 영향 등 세계 경제가 조만간 어떻게 변할 지도 모르고 국내 경기 흐름도 양호하지 않은 만큼 부동산 세제 정책은 최후의 보루로 남겨놔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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