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허종식 민주당 의원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4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 의원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 2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6.24 leemario@newspim.com

검찰은 "국회의원으로서 헌법 가치를 수호할 책임을 방기한 채 300만원을 적극 요청해 수령했다"며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허 의원 측 변호인은 돈봉투 의혹 수사의 발단이 된 '이정근 녹취록' 내용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2021년 4월 28일 통화 녹취록에서 윤관석 전 민주당 의원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뺏겼어"라고 말한다.

검찰은 '인천 둘'은 허 의원과 이성만 전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을 지칭하며 윤 전 의원이 2021년 4월 28일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 지지 의원 모임에 참석한 이들에게 돈봉투를 건넸다고 보고 있다.

반면 변호인은 "국회 구조나 윤 전 의원의 조심스러운 성향 등을 보면 해당 날짜에 국회의원 10명이 같이 있는 장소에서 (돈봉투) 전달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허 의원은 "제가 지지했던 송영길 캠프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국민들과 재판부에 거듭 죄송하다"면서도 "윤 전 의원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시작된 검찰 수사와 수많은 언론 보도 이후 저는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낙인 찍히고 아내까지 잃었다"며 "제가 정치를 하지 않았더라면 영혼까지 갉아먹는 망신을 당할 일 없고 제 처도 조금 더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허 의원은 "당시 회의실에는 의원들 외에 여러 비서관이 함께 있었고 문도 항상 열려 있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돈봉투를 주고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부디 억울함이 없도록 사실관계를 잘 살펴주기를 소망한다"고 최후진술을 마쳤다.

재판부는 오는 8월 30일 오후 2시10분 이 전 의원, 임 전 의원, 윤 전 의원과 함께 허 의원에 대한 선고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이 전 의원에 대해 돈봉투 수수 혐의로 징역 1년, 부외 선거자금 1100만원 제공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각 구형했다. 또 돈봉투 수수 혐의를 받는 임 전 의원과 돈봉투 살포 혐의를 받는 윤 전 의원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허 의원은 2021년 5월 2일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소속이자 송 전 대표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 좌장인 윤 전 의원으로부터 현금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전 의원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금품 제공을 지시하고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던 박용수 씨로부터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18일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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