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가 과거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있을 당시 장녀가 변호사시험에 응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자는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시험에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그가 2021년 4월 5일부터 2년간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그의 장녀 박모 씨가 지난해 1월 변호사시험에 응시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7.24 pangbin@newspim.com

이에 박 후보자는 "딸이 치른 시험에 직접 관여하거나 영향을 끼칠 순 없었다"면서도 "그럼에도 정보가 갈 수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씨는 박 후보자가 위원으로 있을 당시 변호사시험에서 합격하지 못했고, 이듬해인 올해 시험에 다시 응시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백 의원은 법무부가 2021년 3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위원 추천을 할 때 대법원에 '직계비속이 3년 내 변호사시험에 응시 예정인 경우 추천에서 제외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공문이 있었다며 박 후보자에게 추천 경위를 물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공문 내용을 전혀 몰랐고 이런 내용에 대한 안내도 받지 않았다"며 "관례에 따라 당시 맡은 직책(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항상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는 자리여서 관례·관행에 따라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백 의원은 "박 후보자가 공문 내용을 몰랐다는 것을 쉽게 수긍할 수 없다. 후보자는 어떤 법관보다 가장 오랜 기간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했기 때문"이라며 "현존하는 법관 중 법원행정처 업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인데, 이런 규정이 있었다는걸 몰랐다는 것은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공문을 안내받은 적은 없다"고 재차 답했다. 그러면서 "확인을 해봤는데 공문을 받고 접수·결재한 인사총괄심의관 본인도 (공문 내용을) 몰랐고, 저에게 설명한 적도 없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백 의원은 "현재 굉장히 많은 법관의 자녀들이 로스쿨에 다니고 있다"며 "이것은 굉장히 이해충돌 소지가 큰 것으로, 앞으로도 이런 식의 이해충돌이 발생하면 청년들이 얼마나 박탈감을 느끼고 공정성 시비가 일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자는 "이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굉장히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당연히 위원 추천 전에 알려져야 하고 그에 해당되는 사람은 배제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제도적인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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