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한국 스타트업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그룹 아람코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리벨리온은 23일 아람코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와에드 벤처스로부터 이번 투자를 받았으며 이를 통해 중동 AI 반도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로 리벨리온은 약 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리벨리온은 지난 1월 KT그룹 계열사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이 참여한 16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에서는 8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리벨리온은 AI 연산에 특화된 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에 주력하는 회사로 지난해 국내 NPU 최초로 데이터센터 상용화에 성공했다.

리벨리온이 개발한 ‘아톰(ATOM)’은 지난해 국내 NPU 최초로 데이터센터 상용화에 성공했고 현재는 차세대 AI 반도체인 ‘리벨(REBEL)’을 내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아람코는 지난 2월 먼저 러브콜을 보냈고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4월 직접 사우디를 방문해 고위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지며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 

와에드 벤처스는 아람코가 전액 출자한 CVC로 고성장 기술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다.

리벨리온은 사우디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Sovereign·주권) AI 인프라와 서비스 구축을 지원할 방침이다.

파하드 알이디 와에드 벤처스 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사우디가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기술 비전 중 하나"라며 "이번 투자는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겠다는 사우디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현 대표는 "아람코의 투자는 리벨리온의 시장 확대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과거 중동 수출 신화를 AI와 반도체 기술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리벨리온은 지난달 SK텔레콤의 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와 합병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번 투자 유치는 합병 과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