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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동진 기자] 국내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시장을 둘러싼 선점 경쟁은 여전히 뜨겁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충전기 보급대수는 지난 2017년 1만3676기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23년 말에는 30만5309기로 불과 6년만에 22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국내 전기차 충전기 대수를 45만대까지 늘리고, 오는 2030년에는 123만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국내 충전 인프라 시장규모가 2023년 90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에는 6조3000억원 규모로 7배 가량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전망도 매우 밝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2023년 550억달러였던 전 세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이 2030년에는 3250억 달러(약 451조원)의 초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차와 LG, GS, SK, 롯데같은 대기업들까지 충전 관련 계열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합병하면서 관련 시장선점을 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들도 VC 투자를 유치하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스칼라데이터(대표 윤예찬)’는 지난 19일 우리은행과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스칼라데이터의 누적투자유치액은 6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설립된 스칼라데이터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플랫폼 ‘모두의충전’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다. 모두의충전은 앱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 50만 이상에 국내 최다 CPO(충전사업자) 로밍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스칼라데이터는 전기차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다이나믹 프라이싱 AI 모델 고도화도 추진하고 있다. 모두의충전 내 ‘그린타임’ 서비스에는 이미 충전소별 이용률을 총체적으로 예측하고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충전소별 최적의 요금을 설정하고 가동률이 낮은 유휴 충전기들의 사용률을 극대화하고 있다. 

윤예찬 스칼라데이터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더욱 고도화된 데이터 솔루션을 갖춘 EV충전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라며 “전기차 사용자와 기업, 정부까지 EV충전의 수요·공급 활동을 더 효율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찾아가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충전온다’의 운영사인 ‘아론(대표 남재현)’도 최근 소풍벤처스 등으로부터 8억원 규모의 시드 브릿지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해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론은 앞서 지난해 5월 더벤처스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은 바 있다. 

2022년 9월 설립된 아론은 지능형 사물인터넷(AloT) 기술을 활용해 온디맨드 충전 서비스(충전온다)를 제공하는 업체다. 충전온다는 전기차 보급속도를 못따라가는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배달 서비스 방식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충전온다는 배달 기능 외에도 AloT 기술을 통해 관리자가 모든 충전 서비스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아론은 이번 투자유치를 바탕으로 충전온다 서비스 외에 주차장 내 수십대의 충전기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 관리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을 개발하는데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남재현 아론 대표는 “충전 관리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이동형 충전 사업도 지속해 준비할 계획”이라며 “B2B 소프트웨어(SW) 솔루션 제공을 통한 디지털 전환(DX) 실현으로 국내 충전 시장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기차 충전 정보앱 ‘EV Infra’를 운영하는 ‘소프트베리(대표 박용희)’도 지난 3월 중순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8억원 규모의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받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누적투자유치액은 136억원에 달한다.

소프트베리의 EV Infra는 33만대 이상의 전국 전기차 충전기 위치·상태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EV Infra 회원카드 발급 시 한국전력공사·GS칼텍스 등 32개 로밍사의 충전기에서 간편 결제가 가능하다. 앱 다운로드는 65만건, 월간 이용자(MAU)는 10만명에 달한다.

이밖에도 소프트베리는 전기차 충전 사업 솔루션 ‘EVI Hub’, 전기차 충전 인프라 컨설팅 서비스 ‘EVI Data’ 등도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베리는 앞으로 EV Infra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진단 서비스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이동현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은 “소프트베리는 국내 전기차 충전 서비스 1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전기차 충전뿐 아니라 충전소 관제, 데이터 사업, 배터리 진단 등 확장 예정인 사업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투자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