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유럽의 금리 인하 향방은 다음 회의가 열리는 오는 9월이 돼야 가시화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역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완강하게 높고, 임금이 꾸준히 오르기 때문에 ECB가 추가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ECB는 1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2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연 3.75%, 연 4.50%로 동결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유지됐다. ECB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비롯한 세 가지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낮췄다.

ECB는 이날 회의 직후 통화정책 자료에서 "지난 5월 일시적 요인으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가 올랐지만 6월엔 안정적이거나 하락세를 보였다"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라는) 두번째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22년 10월 10.6%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차츰 떨어져 지난 6월엔 2.5%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급격한 임금 상승 등으로 물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는 내년 말까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더 많은 증거를 원한다"고 말했다. ECB측도 이날 "기업 이익이 상품 가격 상승의 압박을 어느 정도 흡수하고 있지만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역내 가격 상승의 압력은 여전히 높고, 서비스 물가는 올라가고 있으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내년까지도 목표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올해 하반기에 두 차례 정도 금리를 인하하고, 내년엔 연말까지 5번 이상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몇 주 동안 어떤 금리 정책 결정자도 이런 예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ECB 발표 이후 스왑 시장의 거래자들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73%에서 65%로 낮췄다. 일각에서는 ECB가 올해는 단 한 차례만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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