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6일(현지시각)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유럽 명품 업계의 부진한 성적표가 이틀 연속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시장에 더 무거운 짐을 얹어놓는 모양새를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1.43포인트(0.28%) 내린 517.30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72.86포인트(0.39%) 내린 1만8518.03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52.68포인트(0.69%) 빠진 7580.03에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도 18.06포인트(0.22%) 하락한 8164.90에 장을 마쳤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섹터별로는 기초자원 섹터가 기본금속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에 타격을 받아 1.7% 하락, 전체적인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돼 있는 글로벌 광산업체 리오틴토는 2분기 철광석 출하량이 예상보다 낮다는 발표가 나온 뒤 2.3% 하락했다. 

명품 업체들은 연일 부진한 실적에 울상을 지었다. 독일의 명품 패션브랜드 휴고보스는 전 세계 소비자 수요가 줄고 있어 올해 매출과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발표와 함께 주가가 7.5% 폭락했다. 휴고보스 측은 특히 중국과 영국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10개의 명품 업체로 구성된 유럽 럭셔리 지수는 전날 3% 떨어진 데 이어 오늘도 1% 넘게 하락했다"며 "이 업계의 기업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 시도 사건이 미칠 여파와 오는 18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가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J. D. 밴스 상원의원을 지명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 우려가 더욱 커졌다"면서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와 재생 에너지 기업의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밴스 상원의원은 전날 TV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라고 말했다.

ECB 통화정책회의의 경우 투자자들은 동결이 예상되는 이번 회의 결과보다 오는 9월에 열리는 다음 회의 때 과연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그 단서를 찾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투자전문가 질 히르젤은 "ECB는 이번 회의에선 (동결로) 숨을 고른 뒤, 9월 금리 인하 전에 모든 것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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