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의대협은 의협이 주도하는 범의료계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의대협은 임 회장의 언행을 두고 '막말', '독단' 등으로 정의하며 "의료계를 대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로고=의대협 인스타그램 캡처]

의대협은 이날 입장문에서 "당선 당시 의대생들을 위한다고 하던 임 회장은 당선 후 의대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노력을 조금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의대생들의 입장은 이미 의대협 대정부 8대 요구안을 통해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과 그의 집행부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3대 요구안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의대협의 대정부 8대 요구안은 ▲ 필수의료패키지·의대증원 전면 백지화 ▲의·정 동수의 보건의료 거버넌스 구축 ▲ 의료 정책 졸속 추진에 대한 조사 및 사과 ▲ 의료행위 특수성을 고려한 의료사고 관련 제도 도입 ▲ 합리적 수가 체계 ▲ 의료전달체계 확립 ▲ 수련환경 개선 ▲ 휴학계에 대한 공권력 남용 철회 등이다.

의협은 ▲의대정원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의 쟁점 사안을 수정·보완 ▲전공의, 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 및 처분을 즉각 소급 취소하고 사법처리 위협 중단 등 3대 요구안을 정부에 제시한 바 있다.

의대협은 "임 회장이 당선된 후 행보가 과연 의료계의 입장을 강력히 대변하겠다는 의협 회장의 행동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6월 26일, 국회 청문회에 참석한 임 회장은 의정 갈등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기는커녕 본인의 발언들에 대해서도 수습하지 못하는 무능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의대협은 "현 상황을 직접 해결할 역량도 없으면서, 학생과 전공의의 목소리는 무시하는 독단적 행태는 임 회장이 의료계를 조금도 대표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임 회장은 의협 회장이라는 무거운 자리에 있음에도 '표현의 자유'라며 부적절한 공적 발화를 일삼고 있다"며 "임 회장의 연이은 막말과 같은 개인의 무례 때문에 의료계의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학생을 포함한 의료계의 순수한 목소리에까지 오명을 씌운 임 회장을 규탄한다"고 질타했다.

의협이 자신만이 의료계 유일의 대정부 협상 창구라고 강조하며 지난달 22일 출범시킨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의대협은 "구성 과정부터 학생들은 철저히 배제된 협의체를 만들고 한 자리만을 내어주는 등 학생들의 의사와 지위를 입맛대로 재단했다"며 "당사자 없는 공허한 의협의 무능과 타협적 행동에도, 의과대학 학생들은 의대협의 대정부 8대 요구안이 '최소한의 목소리'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특위를 비롯한 임 회장의 독단적 행보를 수용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며, 학생들은 외부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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