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핵 공습이 없을 것이라는 가장 강한 어조로 읽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경제포럼에서 "서방의 성전에 핵 권총을 겨눠야 하는가"라는 세르게이 카라가노프의 질문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해야 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며 핵이라는 주제를 논의하기를 멈출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의 저명한 분석가인 카라가노프는 지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대한 제한적인 핵 공격을 펼칠 것을 주장한 인물이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공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핵 사용 조건을 정한 '핵 원칙(nuclear doctrine)'을 변경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경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6.08 mj72284@newspim.com

지난 2020년 발표된 러시아의 핵 원칙은 대체로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 살상 무기 사용에 대한 공격에 대한 대응 또는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경우로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필요한 경우 러시아가 핵무기 실험을 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그러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본토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된 제한을 일부 완화하며 러시아 압박에 나섰다. 

이에 대해 지난 5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 나간다면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의 타격 거리 내에 재래식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밝히고 러시아가 핵무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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