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가 정부를 향해 의대증원 절차를 멈출 것을 호소했다.

전의비는 서울아산병원 울산의대 2소통실에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향해 "지금이라도 한국의료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의대증원 절차를 멈춰달라"며 "오는 30일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발표할때까지 증원 부당함을 계속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최창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아산병원 울산의대 2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4.05.24 calebcao@newspim.com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법원은 2000명 의대 정원의 결정 및 배정 과정이 상당히 부실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과도한 의대증원으로 인해 정상적인 의학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에도 손을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의대증원에 대해서는 2023년 11월 각 대학별 희망 정원을 조사하였고 총장의 의지로 과도하게 산정이 돼 제출됐다. 지난 3월 초 2차 수요조사에서 대학에 희망 정원만 신청하도록 했다"며 "역시 총장이 제출했지만 대학의 인력, 시설, 기자재 조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월 초에서야 인력, 시설, 기자재 등 교육 여건에 대한 조사가 와서 대학에서 작성해 제출했고,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가 없었다. 정부는 14개 대학에 실사를 했다고 하지만 실사를 나오더라도 형식적이었다"며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오랜 기간 준비한 의대 정원 증원이라면 최소 1년전부터 대학의 인력, 시설, 기자재에 대한 충분한 실사를 통해 교육여건을 확인하는게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의대생 유급이나 휴학은 절대로 허가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대학에는 탄력적 학사운영이라는 미명아래 각종 편법을 조장하고 있다"며 "1학기에 한시적으로 유급 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교양과목 수강을 철회시키거나 유급 기준에 포함되는 필수 의료를 폐강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또한 유급 기준을 한시적으로 미 적용, 학기 내 수업일수 조정, 주말을 활용한 임상 실습과 같은 미봉책도 제안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학생들이 휴학을 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미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는 중증, 응급환자를 담당하기에도 벅찬 상태"라며 "신체적, 체력적 한계로 인해 진료 재조정은 이뤄지고 있고 암과 같은 중증질환으로 새롭게 진단되거나 치료를 받는 환자는 줄어들고 있다. 재정악화로 인해 많은 의료진들이 노력하고 있음에도 조만간 병원의 도산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가 살리겠다고 하는 필수의료부터 급격하게 붕괴되고 있다"며 "과연 10년 뒤에 가능한한지 확실하지도 않은 정책 때문에 현재 의료를 망가뜨리는 게 옳은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환자를 버렸지만 교수들은 환자의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한국의료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의대 정원 절차를 멈추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전의비는 전날인 23일 저녁 긴급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일각에서 우려했던 의사 직역의 새로운 단체행동 가능성은 발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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