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물가 상승세가 마침내 둔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치솟는 물가에 상당수 미국인들은 빚을 내서 장을 봐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각) 마켓워치는 어반인스티튜트 리서치를 인용, 많은 미국인 가정이 이미 지난해부터 식료품비를 충당하기 위해 저축자금을 이용하거나 신용카드, 선구매 후지불 할부 대출, 급여일 대출 등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어반인스티튜트 선임 연구원 카산드라 마틴체크는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가정들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현재 더 많은 식료품비를 지불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식품 가격은 2021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 많은 주요 식료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매체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 저소득 가정에 제공되던 영양 보조 프로그램(SNAP)이 지난 3월 1일부로 종료되면서 여건이 더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식품이나 기본 필요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소득 외에 유동성 창구에 의존해야 하는 사람이 늘면 금융 불안이 초래될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사 결과 식료품 결제의 70% 정도가 신용카드 또는 데빗카드로 이뤄졌는데, 상환 여력이 점차 줄면서 연체로 이어질 위험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 장보기에 신용카드를 사용한 성인 중 결제액을 전액 납부한 비율은 33.4%였고, 20%는 최소 비용만 상환했다. 최소 상환액조차 납부하지 못한 사용자는 7.1%에 달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헤드라인과 근원 수치가 모두 3월에 비해 둔화되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지만, 4월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부진해 침체 우려를 자극했다.

맨해튼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미국 소비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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