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와 캘리포니아의 UCLA 등 미 전역의 대학 캠퍼스에서  반전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컬럼비아대에서는 이미 300명이 넘게 경찰에 연행됐고 UCLA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친이스라엘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진행된 컬럼비아대와 UCLA에는 밤사이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뉴올리언스의 툴레인대, 애리조나대, 할렘의 뉴욕 시립대에서도 시위 진압에 나섰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전날 밤까지 약 300명이 컬럼비아대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에 반대하면서 대학에 이스라엘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멈출 것을 요구해 왔다.

전날 시위대의 컬럼비아대 해밀턴홀 점거는 지난 1968년 베트남전 반전시위 당시를 떠올리게 했다. 46년 전 시위 당시에도 해밀턴홀은 학생들이 점거했던 상징적 장소다. 학교 측은 시위대가 해밀턴홀을 점거하면서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경찰에 졸업식 이틀 후인 오는 17일까지 캠퍼스 내에 상주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대륙 반대편 UCLA에서는 친이스라엘 시위대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사이에서 서로를 향해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폭력 사태가 불거졌다.

UCLA의 연구원이자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석한 카이아 샤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들은 이곳에 나타나 폭력적으로 우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나는 그들이 이처럼 우리를 폭력적으로 해치는 반대편 시위대를 만나는 것까지 상황을 고조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한 소피아 산디노는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스프레이를 뿌렸고 야구 방망이와 나무막대기로 우리를 때렸으며 우리를 향해 아무것이나 집어 던졌고 아무런 법적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마치 우리가 범죄자처럼 여겨지는 게 실망스럽다"고 했다.

경찰 측은 캠퍼스 내 질서를 회복하고 공공 안전을 지키기 위해 UCLA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UCLA 캠퍼스에는 경찰이 주둔하면서 전날에 비해 진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체포된 시위대나 부상자의 수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1200명이 사망하자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거의 3만5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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