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장애인 2명 중 1명은 65세 이상으로 드러나 장애인의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30일 장애인의 인구, 건강, 일상생활, 사회‧경제적 특성, 복지수요 등에 관해 조사한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65세 이상 장애인 비율 54.3%…우울감 경험률 3배 가까이 높아

작년 등록장애인 수는 5월 말 기준 264만7000명이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큰 특징은 장애인의 고령화다.

장애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2011년부터 증가해 54.3%로 절반을 넘었다. 2020년 기준 49.9%에 비해 4.4%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자료=보건복지부] 2024.04.29 sdk1991@newspim.com

후천적 원인에 의한 장애 발생은 88.1%다. 후천적 '질환'에 의해 발생한 경우는 58.1%다. 반면 교통사고 또는 의료사고로 인한 후천적 '사고'에 의한 경우는 29.9%다.

복지부 관계자는 "3년 전 당시 상황인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가장 큰 특징은 연령이 높아진 것"이라며 "청각, 시각, 신장장애는 나이가 들면서 질환으로 인해 장애인이 되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우울감 경험률, 스트레스 인지율, 자살 생각 경험률이 모두 높았다. 장애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12.4%로 전체 인구 4.7%와 비교하면 약 2.6배 높다. 다만 2020년 18.2%에 비해 낮아졌다.

19세 이상 장애인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31.2%다. 2020년 33.7%에 비해 낮아졌지만, 전체 인구 25.6%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장애인의 자살 생각 경험률은 8.9%로 2020년 11.1%에 비해 낮다. 다만 전체 인구 5.7%와 비교하면 높다.

장애인의 전반적 행복감도 전체 인구 대비 낮은 편이다. 전반적 행복감은 5.79점으로 전체 인구의 6.56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18세 미만 6.15점, 18~65세 미만 5.93점, 65세 이상 5.68점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전반적 행복감 점수는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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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거나 우울할 때 도움받을 사람이 없는 경우로 판단한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 수준은 35.4%로 나타났다. 장애인 1인 가구의 경우 42.8%로 특히 높았다.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 수준은 통계청의 2023년 사회조사 결과인 전체 인구 기준 33%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이다.

반면 장애인 중 지난 1개월 동안 '거의 매일' 외출한 비율은 63.4%로 3년 전에 비해 높아졌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외출 비율은 45.4%였다. '전혀 외출하지 않음' 비율도 3.5%로 2020년 8.8%보다 낮아졌다.

장애인의 66.8%는 '전혀 외출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 '장애로 인해 몸이 불편해서'라고 답했다. '하고 싶지 않아서' 17.2%, '외출을 도와줄 도우미가 없어서' 8.5%로 집계됐다.

외출 시 교통수단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는 35.2%로 3년 전에 비해 개선됐다. 2020년 교통수단이 어렵다고 답한 비율은 39.8%다. 교통수단 이용 시 주된 어려움은 '버스‧택시의 물리적 접근과 탑승 어려움' 53.2%, '버스‧택시 이용 시 정보접근 어려움' 17.9%, '장애인 전용 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등) 부족' 15.5% 순으로 조사됐다.

◆ 장애인 취업률 37.2%…전체 취업률의 절반 수준 그쳐

장애인의 주관적 계층 인식에 따르면 장애인이 '중하'로 인식하는 비율은 46%로 전체 인구 38.3% 대비 높았다. '하'로 인식하는 경우 41.1%로 전체 인구 35.4%보다 높았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05만8000원이다. 월평균 지출은 242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4분기 전국 가구 평균과 비교할 때 각각 63.3%, 66.9%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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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이상 장애인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도 37.2%에 불과했다. 2020년 29.5%에 비해 높아졌으나 전체 인구의 취업자 비율 63.3%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장애인이 국가 사회에 가장 우선으로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보장'이다. '소득보장' 43.9%, '의료보장' 26.9%, '고용보장' 7.9%, '주거보장' 6.5%, '장애인 건강관리' 4.2%였다. 그러나 2020년에 비하면 소득보장과 의료보장 수요는 감소했다. 대신 고용보장, 이동권 보장, 보육‧교육 보장, 장애인 건강관리 등 다양한 영역의 욕구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교육에서 가장 필요한 지원은 특수교육 지원 인력 증원이 27.8%로 1위를 차지했다. 장애 영유아‧아동을 위한 발달재활서비스 확대 26.4%, 대학 등 고등교육 지원 강화 9.2% 순으로 나타났다.

50세 미만 여성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지원은 '가사 지원 및 활동지원 서비스'가 24.1%로 가장 높았다. '자녀 양육 지원 서비스' 18.4%, '직업 훈련 및 취업지원' 16.3% 등으로 집계됐다.

황승현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복지욕구도 전통적인 소득‧의료 외에 고용, 이동권, 건강 관리 등 다양화되고 있다"며 "장애인 정책을 보다 다각화하고 세심하게 설계해 복지체감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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