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이 예측하기 어려운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선을 위협하면서 국내 증시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통화긴축 선호 신호로 인한 강달러 현상 심화와 함께 국내 정치 리스크가 급부상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코스피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하락 위기에 직면했으며, 거래대금도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들어 지난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8조91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가 2200선까지 하락했던 올해 1월(8조8749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2009년 3월 1488원 이후 15년 9개월만 1485원 육박

최근 증시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지목되고 있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고점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 27일 장중 한때 1486.6원을 기록하면서 2009년 3월(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1485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 대선에서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과 함께 국내 정치적 불안정이 자리 잡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까지 탄핵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려면 외국인이 바라보는 국내 정치 리스크가 완화돼야 한다"며 "탄핵정국 불확실성이 확산될 경우 예상보다 조기에 1500원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 정치적 불안정 외국인 투자자 이탈…5개월째 순매도 지속

이런 정치적 불안정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 이후 코스피에서 5개월째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으며, 12월 들어서만 2조9231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코스피는 이미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27일 종가 기준 2404.77로 전월 말 대비 50포인트 이상 하락한 상태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 지수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2000년 이후 세 번째로 6개월 연속 하락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스피는 원·달러 환율의 흐름에 달려 있다"며 "실제 위기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탄핵 정국의 정책 공백기에 변동성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될 경우 환율 상승 및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안정화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