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가 이달 중 건강보험료율을 결정하는 가운데 정부 안팎에선 건강보험료율을 1% 내외로 올리는 방안과 동결하는 방안이 엇갈리고 있다. 만일 건보료율이 1% 오를 경우 직장인의 건강 보험료는 월평균 1467원 오를 전망이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이달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건보료율을 정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건정심에서 건강보험료율이 인상될 예정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올해 2월부터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막기위해 비상진료체계에 건강보험재정 약1890억원을 투입하면서 재정 압박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6개월간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은 총 1조1600억원에 달한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작년 기자간담회에서 "(현행 건강보험료율 7.09% 대비) 1% 인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정 이사장은 당시 "건강보험은 20조원이 넘는 적립금을 보유하지만 재원 지출은 증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작년 건정심은 건강보험료율을 동결했다. 건보공단과 복지부의 연도별 건강보험료율 현황에 따르면 건강보험료율은 2019년 6.46%, 2020년 6.67%, 2021년 6.86%, 2022년 6.99%, 2023년 7.09%, 2024년 7.09%다.

건강보험료율 인상률 추이에 따르면 건강보험료율 인상률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2019년 3.49%, 2020년 3.2%, 2021년 2.89%, 2022년 1.89%, 2023년 1.49%, 2024년 동결이다.

만일 건정심이 건강보험료율을 1% 올릴 경우 건보료율은 현행 월 급여의 7.09%에서 0.0709%포인트(p) 올라 월 급여의 7.16%로 오른다. 현재 직장 가입자가 내는 월 평균 건보료는 14만6712원인데 여기서 1% 오르면 직장가입자는 월평균 1467원을 더 내게 된다.

월 소득이 300만원인 직장가입자는 월평균 1050원을 더 내게 된다. 현재 300만원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가 내는 월평균 건보료는 10만6350원이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건강보험료율 7.16%로 계산하면 월평균 건보료는 21만4800원이다. 사업자가 내는 부담 금액인 절반을 빼면 직장인은 월평균 건보료 10만7400원을 부담해 월 평균 1050원의 차이가 난다.

반면 시민단체인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건강보험료율을 인상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 국고 지원을 20%까지 해야 한다고 법률로 명시돼 있지만 그간 연평균 국고 지원율이 14%대에 머물고 있다며 국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시민의 삶이 더 나빠졌다"며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오르고 실질 임금은 계속 떨어지고 있어 당연히 동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계자는 "만일 재정을 걱정한다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며 "병원이 전공의 파업으로 손실을 겪는 상황은 본인들이 자초한 상황인데 그것을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으로 메꾸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부는 현장을 지키는 의료인들에게 재정으로 보상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건강보험료율 인상은) 서민들 주머니를 틀어 아랫돌 빼서 윗돌로 올리는 격과 다름없다"며 "근로자들은 건강보험료조차 부담이 되는 상황인데 건보료율을 더 올리는 것은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