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명품 소비가 급감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임대수입이 악화하고 이로인해 경기 침체가 심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발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7월 31일 중국 매체 제몐(界面)신문에 따르면 명품 업계 불경기로 인해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등 1선도시와 청두 등 신 일선 도시의 부동산 개발상 고급 상업지 임대 수입이 계속해서 큰 폭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고급 상가 거리인 상하이헝룽(恒隆, 영원히 융성) 광장의 임대 수입은 2024년 상반기 8% 감소했습니다. 이곳에 입주한 유명 사치품(명품) 브랜드의 판매는 무려 23%나 줄어들었습니다.

이곳 상하이헝룽은 패션 주얼리 화장품 시계 등에 걸쳐 LVMH(루이비통 모회사) 케링 등 세계 정상급 명품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 있는 곳입니다.

큰 손 소비자들이 중국내 명품 소비를 줄이면서 LVMH의 중화권 매출은 2024년 상반기에 10%, 2분기에 14%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홍콩 면세점에서 고객들이 면세품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통신사. 2023년 2월 촬영.   2024.08.01 chk@newspim.com

 

이와함께 까르띠에 모회사 리치몬트의 올 상반기 중국 매출도 중국 명품 소비 시장이 위축되면서 무려 27% 감소했습니다. 버버리 역시 '2025 회계연도' 1분기 중국 매출이 20%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콩의 최대 상가 개발업체 타이쿠리(太古里)는 중국 본토에 6개의 대규모 상가 거리를 조성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입점 운영중인데 대부분 판매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왕푸징과 함께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차오양구(조양구) 산리툰의 타이쿠리 상점가도 2024년 상반기 수입이 감소했습니다. 청두와 광저우 타이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쓰촨성 청두의 남쪽 경제기술 개발구 인근에 있는 대규모 명품 상업거리 SKP.  2024.08.01 chk@newspim.com

 

중국내 명품 시장 위축은 경제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입니다.

동북지방 선양과 쿤밍 우한 등 지방 도시에서도 임점 명품 브랜드 영업이 악화함에 따라 대형 부동산 상가 업체들의 임대 수입이 줄고 있습니다.

중국 사회 전반에 걸쳐 고가의 사치품 구매를 자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고 꼭 명품 구입이 필요한 경우 중국보다 10%~20% 저렴한 일본으로 면세 쇼핑을 나서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중국 소비자들은 똑같은 명품이라도 중국시장의 판매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일본에 여행 가서 명품 브랜드를 구입할 경우 비용면에서 여행은 그냥 덤으로 하는 셈이라고 말합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의 제주도격인 하이난성 싼야의 중국 면세점. 사진=뉴스핌 통신사.   2024.08.01 chk@newspim.com

 

중국 유커(游客, 관광객)들이 원정 면세 쇼핑에 가세하면서 일본에서는 같은 기간 중국과 반대로 명품 판매가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코로나 이후 한국 면세점 영업이 회복되지 못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실제 중국인 단체 여행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중국 개인들의 한국 여행은 꾸준히 늘고 있으나 한국 면세점 경기는 예전같지 않습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산리툰의 타이쿠리 상업거리 일대. 사진=뉴스핌 통신사.  2024.08.01 chk@newspim.com

 

세계 럭셔리 명품 브랜드 업체들은 중국 시장의 영업 회복을 위해 생산을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등 대책 마련에 혈안입니다. 오메가 티쏘 시계로 유명한 스와치는 주력 시장인 중국 매출이 줄어들자 생산을 20%~ 30% 줄인다고 발표했습니다.

버버리는 핸드백 계열의 일부 브랜드 중국내 판매가를 22% 인하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회사 상당수 제품의 올해 중국 시장 평균 할인폭이 5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구찌와 생 로랑( Saint Laurent)의 모회사인 프랑스 케링 그룹도 생 로랑의 상당수 중국 판매 제품에 대해 가격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상하이 푸동 신구의 명품 상가.  사진=뉴스핌 통신사.  2024.08.01 chk@newspim.com

 

명품 브랜드의 중국내 할인 경쟁은 전자 상거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까지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일각에서는 디올 백이 이러다 할인마트 매장에 진열되는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알리바바 플랫폼에서는 모지에 브랜드의 핸드백 의류 신발 등이 50% 싸게 팔리고, 보테가 베네타 브랜드는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