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를 제시하면서 금융시장이 환호한 가운데, 다가올 미국의 7월 고용 보고서가 '비둘기 연준'에 대한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31일(현지시간) 마무리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밝혔고, 해당 발언에 나스닥지수가 2% 넘게 급등하는 등 시장은 인하 신호를 반겼다.

마켓워치는 파월 의장이 미국 노동 시장이나 경제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9월 인하 신호를 보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고, CNN은 연준 성명서에서 나타난 미세한 변화를 강조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확실히 커졌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연준은 성명서에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상태(Inflation has eased over the past year but remains elevated)"라고 썼지만 이번에는 '여전히(remain)'란 표현을 '다소(somewhat)'로 바꿔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일자리 성장세가 여전히 강력하고 실업률은 계속 낮은 상태(Job gains have remained strong, and the unemployment rate has remained low)"라던 표현에서 이번엔 "일자리 성장세가 완만해졌으며, 실업률은 올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Job gains have moderated, and the unemployment rate has moved up but remains low)"으로 바뀌었다.

CNN은 인플레 우려가 다소 후퇴하고 노동 시장 약화 우려는 좀 더 커져 금리를 높게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성명서 변화는 연준이 금리 인하 준비가 됐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PGIM 수석 미국 경제학자 톰 포르첼리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에서 두드러진 변화가 없다면 9월 금리 인하는 이미 결정된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첫 금리 인하 이후 연준이 어떤 신호를 보낼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지표가 관건…2일 고용 보고서 시선 집중

현재 시장은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고용 시장이 과열된 수준에서 정상화되면, 9월 25bp(1bp=0.01%p) 인하는 기정사실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파월은 이날 "경제가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올해 금리 인하가 전혀 없을 수도 있고, 여러 차례 인하가 있을 수도 있다"면서 지표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연준의 9월 회의 전까지 남은 6주 동안 발표될 중요한 지표들 중 당장 2일 발표될 7월 고용 보고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확신을 확인할 첫 시험대다.

전문가들은 7월 비농업 부문에서 17만 5천 개~18만 5천 개의 일자리가 증가해 6월의 20만 6천 개보다 증가 속도가 둔화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업률은 4.1%로 직전 월과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8월 고용 지표는 9월 6일에 발표된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8월 14일에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오고 30일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나온다. 9월 FOMC 날짜인 17~18일에 앞서 9월 11일 발표될 8월 CPI도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7월과 8월 물가 지표가 지난 5월 및 6월과 유사한 둔화 흐름을 보인다면 연준이 인하 사이클을 시작할 단서가 될 것이라고 봤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