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F&F)

 

F&F가 2분기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선재 업고 튀어' 주연 배우 변우석 열풍으로 디스커버리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과 중국 성장세 둔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모습이다.


F&F는 디스커버리 브랜드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 2분기 실적 부진, 시장 기대치 하회

31일 증권가에 따르면 F&F는 2분기 매출액 3915억원(-4%,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 918억원(-17%)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으로, 내수 부진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디스커버리 매출액 성장률도 2%를 감소했고, MLB 매출과 면세점 매출도 각각 16% 줄었다.

중국 시장에서도 10% 성장에 그쳐 1분기 15% 성장률을 밑돌았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 경기 위축으로 MLB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된 점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MLB의 경우 올들어 회사측이 백화점에서 발생하던 따이궁 매출 비중을 의도적으로 낮추면서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중국 법인의 성장세 둔화도 실적 부진에 한몫했다.

유 연구원은 "2분기에도 부진 점포 폐쇄 등 점포 구조조정 영향으로 중국 매장이 9개 감소했다"며 "29개 출점, 38개 폐점으로 순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선재 업고 튀어. (사진=tvN)


◇ '선재 업고 튀어' 열풍…F&F, 뜻밖의 행운에도 실적 부진

뜻밖의 행운에도 불구하고 F&F의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F&F는 지난 3월, 배우 변우석을 디스커버리 브랜드 앰버서더로 발탁한 바 있다.

F&F 관계자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관리하며 삶을 다채롭게 즐기는 최근 2030트렌드와 배우 변우석의 스포티하고 건강한 이미지가 디스커버리의 지향점과 부합한다고 판단해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이는 평범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었으나, 이후 방영된 드라마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변우석이 류선재 역을 맡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드라마의 예상치 못한 대히트로 F&F는 뜻밖의 행운을 맞이하게 됐다. 변우석의 인지도가 급상승하면서 디스커버리 브랜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로 디스커버리의 '24 SUMMER 프레시벤트 컬렉션' 화보 콘텐츠의 좋아요 수는 연달아 1만 건을 넘어섰다. 이는 일반 패션모델과 협업한 화보 콘텐츠의 평균 좋아요 수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다만, 변우석의 이 같은 인기가 F&F의 2분기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변우석의 글로벌한 인기가 장기적으로 한류 열풍이 거센 아시아 시장에서 브랜드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창수 F&F그룹 회장. (사진=F&F)

 

◇ 디스커버리, 중국 진출…MLB 성공 사례를 재현할까

F&F는 실적 반등을 위해 디스커버리 브랜드의 중국 진출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F&F는 최근 디스커버리 브랜드의 중국 일본 및 동남아 진출을 위한 라이선스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으로 F&F는 중국, 일본, 대만 등 총 11개국에서 디스커버리 상표를 독점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계약 기간은 2039년 말까지며, 이후 15년 연장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획득했다. 

 

김창수 F&F 회장은 "F&F는 MLB의 해외 진출 성공 경험을 통해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를 위한 생산·물류·유통·마케팅의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해왔다"며 "디스커버리는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아시아, 더 나아가서는 세계의 리딩 브랜드로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F&F는 올해 상하이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2025년 상반기까지 30개 매장, 연말까지 100개 매장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MLB의 성공 사례를 재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MLB의 중국 진출 트랙 레코드를 살펴보면 2019년 중국 본토에 2개 점포를 오픈하며 1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24년 현재 6년 차에 접어들어 중국 본토 점포 1100개, 연간 매출액 9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이진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커버리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MLB보다 평균 상품 가격이 높아 성과가 더 클 수 있다"며 "2025년 중국 법인 성장률을 약 10%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F&F가 디스커버리를 통해 MLB의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하면서도, MLB와 디스커버리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MLB는 중국 진출 전 이미 면세점을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었지만, 디스커버리는 아직 그런 검증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변우석. (사진=디스커버리)

 

◇ 2분기 실적 부진에도…증권가 시선 '긍정적'

F&F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에 증권가의 시선도 긍정적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매크로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소비재는 트렌드만 잘 탄다면 시장 흐름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디스커버리의 중국 진출은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내수 소비 약세 영향이 상반기 대비 완화되면서 국내 부문 실적이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 침체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히 리스크 요인을 이유로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 부진으로 24년 중국 성장 가이던스를 10%로 하향 조정했다"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