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올해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살미수 사건에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안팎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은 잠잠해졌단 소식이다.

민주당은 향후 선거 캠페인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으며 일각에서는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4일(현지시간) 트럼프 피격 사건과 관련해 연설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16 kwonjiun@newspim.com

미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15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식통 10여 명을 취재,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에 의한 건강과 인지력 저하 논란에 따른 사퇴론은 잠시 멈췄다고 보도했다.

최근 바이든 후보직 자격을 놓고 의구심을 내비쳐온 익명의 민주당 후원자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며칠 뒤나 다음 주에 다시 논의되지 않으리라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바이든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너무 무감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든 선거 캠프는 총격 사건 이후 TV광고를 내렸고 바이든 대통령 본인도 이날 예정된 텍사스 방문을 취소하는 등 유세를 잠시 멈췄다.

대신 백악관 연설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사해 다행이고, 이 나라에 폭력 정치는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등 연일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최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올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먹을 불끈 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이 당선 호재로 여겨지는 한편 민주당 분위기는 침울 그 자체다.

지난달 27일 TV토론에서 처참한 모습을 보인 이래 기자회견, 방송 인터뷰 등으로 이미지 회복에 나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큰 효과는 못 거두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로 남는다면 대선에서 필히 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미수 사건으로 민주당이 후보 교체를 하기도 어렵단 시각이 있다. 당내에서도 이럴 때일수록 분열이 아닌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로 단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단 전언이다.

줄리언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직을 흔드는 게 너무 힘들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바이든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가 끔찍한 사건에서 더 강력하게 등장하면서 (바이든)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종합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취재한 민주당 중진은 바이든 사퇴 압박이 사라질 수 있는 이유로 "우리 모두 트럼프의 집권 2기가 불가피하다고 체념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바이든 선거 캠프는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위기다. 기존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위협' '독재자' 등으로 묘사하는 등 정조준했다면 암살미수 사건 이후 그를 직접 겨냥하는 정치 문구를 쓸 수 없게 돼서다.

민주당의 한 고위급 고문은 트럼프 총격 사건 이후 그를 겨냥한 인신 공격보단 정책 차별화에 초점을 두고 선거 전략을 조정하는 논의에 들어갔다고 CNN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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