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신정인 기자 =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이 9일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을 두고 한동훈 후보에게 집중 공세를 펼쳤다. 원희룡·윤상현·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김여사의 문자를 무시한 것이 총선 결과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한 후보는 총선 당시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김여사 본인이) 사과의 뜻이 확실히 없다는 입장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 "사과했다면 총선 결과 달라져"…한 "여사님 사과 뜻 없었다"

원·윤·나·한 후보는 이날 오후 TV조선 주최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총선 당시 김건희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면 결과가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나경원(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24.07.09 photo@newspim.com

먼저 한 후보는 "총선 민심은 여러 사안에서 (민심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서 나왔고, 그 중 하나가 이 사안"이라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사과를 요구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켜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원 후보는 "국민은 우리가 뽑은 권력이 국민을 이기려 드는 것을 너무 싫어한다"면서 "국민에 지는 것, 그것이 그간 우리가 잘했든, 못했든 겸허히 국민에게 다가가는 전환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김 여사 이슈는 (총선 당시) 큰 이슈 중 하나였고, 대선 과정에서도 (김 여사는) 3개월 전인 12월에 허위 학력으로 사과했다"면서 "김 여사는 사과 의향이 있었고, 그랬다면 총선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도 "김 여사의 사과는 아마 당시 총선 현장에 있던 후보들이 모두 간절히 원했던 한마디라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1월에 있었던 문자 이야기가 나오니 모두 허탈했을 것이다. 모든 것에는 타이밍이 있는데 그때 사과했다면 정말 많이 이기지 않았을까 한다"고 했다.

이후 나 후보는 "김 여사가 문자를 보내왔다는 것을 공적인 통로에 말씀했냐, 안 했냐"고 물었고 한 후보는 "이미 당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공개적인 지적을 한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대통령실에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여사님께서 사과의 뜻이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 '사적 공천 개입' 두고 신경전…한 "명예훼손" vs 원 '무대응'

한 후보는 원 후보와 '사적 공천 개입'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 후보는 "7월 7일날 JTBC인터뷰에서 한동훈이 가장 가까운 가족 인척과 공천 논의를 했다고 하셨다"며 "거짓말을 했지 않냐. 근거가 없으면 여기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원 후보는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이 정도 하라"며 말을 아꼈고 한 후보는 "제가 가족을 동원해서 개입했다고 하는데 이정도면 명예훼손이다. 200개 이상 기사가 나고 선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원 후보는 "언급 안 하겠다", "상호 다투는 모습에 일단 중단하겠다"며 더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반대로 원 후보는 물가 안정 정책에 대해 한 후보에게 질문했다. 한 후보는 "물가안정기금을 국민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몇 가지 항목이라든가 그 부분에 집중해서 넣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단기간 안에 성과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 후보가 "원 후보가 마지막에 불렀을 때 저희가 선거운동했던 게 기억 난다. 그때 금리 이런 얘기 안 하고 같이 삼겹살 먹자고 하지 않았냐"고 하자 원 후보는 "그땐 그냥 이재명 심판만 외치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 '셀카 그만'·'참새 방앗간' 등 악플에 4인 반응은

이어진 '무플보다 악플' 코너에서 한 후보는 '셀카 좀 그만 찍으라'는 악플에 "저는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고 싶다"며 "저를 보러 오시는 분들에게 셀카 찍어드리는 것은 앞으로도 하겠다"고 반응했다.

원 후보는 '친한 척 어깨동무할 때는 언제고. 용산에서 그렇게 하라더냐'라며 한 후보와의 관계를 겨냥한 악플에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다. 결과는 총선 참패였고 뼈아픈 반성과 책임론이 불가피하지만 당시 한 후보도 고생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개인적 고마움과 달리 당원과 당이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는 그래도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모든 선거마다 다 출마한다고 별명이 참새 방앗간'이라는 악플에 "이번 전당대회는 웬만하면 출마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기반 독주는 의회에서 막아야 한다"며 "(국회의원) 배지를 단 사람이 당대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윤 후보는 '김어준 방송에 나가 집구석을 흉보니 재미있냐. 당 대표가 되면 집구석을 말아먹겠다'는 악플에 "좌파 방송에 나가는 우리 진영이 없다. 우리 진영을 벗어나 확장해야겠다는 의미에서 나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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