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우리 무역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에 주목하고 있다.

수출 상위 20개국에 속하는 말레이시아·태국 등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는 등 신흥 국가와의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 아시아 3개국과 신규 FTA 추진…무역시장 확대 본격화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말레이시아와 우즈베키스탄, 태국 등과 FTA를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FTA는 협정 체결국 간 상품 관세 장벽뿐만 아니라 서비스·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비관세 장벽도 완화하는 특혜 무역협정을 의미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상호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총 59개국에서 21건의 FTA가 발효 중이다. 59개국에는 우리 수출 양대산맥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호주, 인도, 싱가포르 등이 포함된다.

필리핀과 에콰도르, 아랍에미리트(UAE), 걸프협력회의(GCC) 등과는 FTA 협상을 마친 뒤 발효를 위한 마지막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신규로 추진하는 FTA는 아시아 국가에 몰려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태국과 FTA 협상을 개시하고, 같은 달 말레이시아와도 협상을 재개했다. 우즈베키스탄과는 2021년 무역협정(STEP)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 수출 상위 20개국 중 말레이시아는 14위, 태국은 16위에 속한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수출액은 98억달러로, 2021년(101억달러)에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3년째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반도체와 선박 등을 주로 수출하고, 천연가스와 집적회로반도체 등을 수입한다. 2021년에 한-말레이시아 FTA 개시를 최초로 선언한 뒤 쿠알라룸푸르와 서울 등에서 3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태국은 지난해 75억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태국은 규모 자체는 작지만 매해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로 손꼽힌다. 주요 수출 품목은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합성수지 등이다. 같은 해 우즈베키스탄은 수출 24억달러와 무역흑자 23억달러를 각각 달성했다. 우리는 자동차 부품과 승용차 등을 수출하고, 우라늄·면사·펄프 등을 수입해 온다. 2019년 정상 순방을 계기로 FTA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협약한 뒤 2021년 11월 제2차 협상을 마쳤다. 

◆ FTA 세계 1위 목표…하반기 '통상정책로드맵' 발표

정부는 오는 2027년 FTA 세계 1위 도약을 목표로 신흥국가와의 협상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정부는 '역동경제 로드맵'을 통해 이런 목표를 공개했다. 로드맵에서 정부는 주요국들의 전략 경쟁으로 인해 자국 보호주의가 심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분절화되는 등 대외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태라고 짚었다. 대내적으로도 잠재 성장률 둔화와 신흥국 추격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역동 경제 비전 [자료=기획재정부] 2024.07.03 biggerthanseoul@newspim.com

이에 정부는 로드맵에 담긴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먼저 기존 FTA를 고도화하고, FTA를 매개로 한 다자 협력을 추진하는 등 우리 FTA가 작용하는 범위를 넓나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FTA 세계 2위 수준으로, 오는 2027년에는 이를 1위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신규 FTA를 추진 중인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을 비롯해 한·일·중 3국 간 FTA도 협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과는 서비스·투자 FTA 후속 협상을, 인도와는 자유화 확대 후속 협상을 추진하는 등 기존 FTA 강화도 꾀한다. 칠레·영국·아세안과는 규범·경제협력 강화에 대한 후속 협상을 이어간다.

정부는 하반기 중 '통상정책로드맵'을 발표하고 FTA 확대 전략을 본격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통상정책로드맵에는 ▲신규 FTA 체결 및 기존 FTA 강화 ▲신흥지역과의 경제협력 강화 ▲경제외교 후속조치 성과 점검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적인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주요한 통상 과제 중 하나"라며 "FTA 확대와 고도화 등 다각적인 통상 협력을 펼쳐 우리 수출·투자 운동장을 넓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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