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필요성을 강조하며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 구조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후보자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자영업자·소상공인 채무 △가계부채 △제2금융권 건전성 등을 꼽았다.

◇ "금투세, 자본시장 활성화 걸림돌"

김 후보자는 "우리 경제와 금융이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이 문제"라며 "부채 총 레버리지 비율이 외국에 비해 상당히 높아 경제 성장에도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채에 의존하는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개선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투세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재부 1차관으로 있으면서 금투세를 담당했는데, 자본시장의 활성화와 기업·국민이 함께 상생하는 측면을 봤을 때 금투세를 도입하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세법에 대해 국회에서 심의하는 과정에서 협의할 것"이라며 "취임한 후 도울 게 있다면 돕겠다"고 덧붙였다. 

 

5일 오전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건물 로비에서 취재진이 출근하는 김 후보자와 약식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DSR 2단계 예정대로 시행할 것"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윤석열 정부 들어 2년 정도 내려갔다"며 "올해 들어 최근 늘고 있지만 경상성장률 이내에서 관리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 연기가 주택담보대출 막차 수요를 자극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동산 시장을 부추겼다는 것은 너무 과한 해석"이라며 "9월에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PF 문제에 대해서는 "사업장별로 엄정한 기준으로 사업성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결과에 따라 계획한 조치를 하는 게 중요하고, 추가나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보완해가며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부채 문제와 관련해 "새출발기금 지원을 늘리고 정상적으로 상환하는 차주는 만기 연장을 하는 등 기존 대책을 신속히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야권에서 제기하는 금융사 횡재세에 대해서는 "시장 원리에 반한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대해서는 "공매도 금지 기간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고, 불공정거래를 차단하는 조치를 한 뒤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상법 개정 논란에 대해서는 "공론화 과정에 있다"며 "다양한 의견과 대안이 제시될 것이라 생각하고 정부가 방침을 결정하려면 그 과정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에 대해서는 "아직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 시행 전인 만큼 잘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짚어봐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초 발생한 홍콩 ELS 사태 및 은행권 횡령 사고에 대해서는 "금융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조금 더 타이트하게 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후보자 지명 소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최연소 장관? 전혀 개의치 않아"

김 후보자는 금융감독원과의 관계에 대해 "금융위와 금감원은 제도적으로 서로 협력해야 하고 같이 가야 하는 기관"이라며 "금융시장 안정과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있을때 자연스럽게 서로 업무 협의를 많이 하게 됐고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1971년생으로 임명 시 역대 최연소 금융위원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김 후보자는 "지금 기재부 1차관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실장이 저보다 나이가 많다"며 "차관 역할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고,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한 취지에 대해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 금융소비자 보호, 실물경제 지원 등에 대한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하고 관계부처 간에 협업해서 리스크를 해소하라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금융정책 방향에 대해 김 후보자는 기업 밸류업 정책을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자본시장 활성화가 기업들이 원활히 자금을 조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금융 구조에서 부채보다는 다른 자금조달 방식을 통해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깊게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