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그룹)

 

 SK그룹이 계열사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는 동시에 핵심 사업인 인공지능(AI)·반도체에만 82조원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SK그룹은 다가올 시장의 큰 파고(Big Wave)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밸류체인 정비 등 근본적인 체질 변화에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그룹은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CEO 2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SK그룹)


◇ 최태원 회장, 美 출장 중 화상 회의로 참석…AI 밸류체인 확보 강조

최태원 회장은 미국 출장 중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면서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SK가 강점을 갖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분야도 글로벌 성장 기회가 엿보이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전략회의 참석자들에게 재차 당부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SK그룹은 AI,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2026년까지 총 8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는 결론은 도출했다.

SK그룹은 AI·반도체 투자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로 한 AI 반도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욱 정교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오는 2028년까지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이번 회의에서 CEO들은 AI·반도체 밸류체인에 관련된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7월1일 부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위원장으로 보임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 “중복투자 해소 위해 SK그룹 계열사 조정 불가피”

CEO들은 앞으로 중복투자 해소를 위해 전체 계열사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 구성원들이 SKMS 정신을 발휘하면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찾아 고도화해 나가기로 했다.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업무환경 조성을 위해 도입한 ▲유연근무제 ▲해피 프라이데이 ▲재택 근무 등도 사별 여건에 맞게 계속 시행하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다가올 큰 기회에 대비해 성장의 밑거름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핵심”이라며 “미래 지향적인 투자 활동은 SK 기업가치 제고 외에 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경영전략회의 이후에도 SKMS를 이천포럼(8월)과 CEO세미나(10월)로 이어지는 주요 경영회의체에 토론 의제와 중점 과제로 정해 각 사별 실천 활동을 공유하고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