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태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기피하고 있다.  한국의 엄격한 입국 규정이 태국인들의 한국 방문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고 방콕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태국여행사협회(TTAA) 짜른 왕아나논 회장은 "태국인들이 국경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잇달아 보고되는 가운데 태국 관광객들이 한국의 전자여행허가(K-ETA)제도와 엄격한 출입국 규정을 피해 다른 목적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저렴하고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며 관광객 추방 소식이 없는 베트남과 중국 등이 한국을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을 찾은 태국 관광객은 11만 94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15만 1480명보다 21% 감소한 것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비중은 작년의 3.4%에서 2.5%로 줄었다.

방한 관광객이 늘었음에도 태국 관광객만 감소한 것은 지난해 말 '입국 불허 논란'이 불가진 뒤 그에 따른 반한 감정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태국과 한국은 현재 상호 비자 면제 협정을 맺고 있다. 이에 따라 태국인은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K-ETA'를 신청한 뒤 허가를 받으면 한국 입국 시 입국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고 전용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K-ETA 승인을 받았음에도 출입국 심사 중 입국을 거부 당하는 사례가 빈발하며 태국인들의 불만을 낳았다. 

왕아나논 회장은 "(입국 거부 등으로 인해) '한국 여행 금지 운동'이 나타나기 전까지 한국은 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3대 관광 목적지 중 하나였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며 "한국이 태국 관광객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최소 1~2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국 경제가 침체인 것도 태국인들의 해외 관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왕아나논 회장은 "증시의 하락과 낮은 경제성장률에서 볼 수 있듯이 태국 관광객들이 침체된 경제의 영향을 받고 있어 (해외 여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여행 비용이 하락하며 단거리 목적지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이 태국 관광객들의 최대 선호 여행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신세계면세점] 2022년 4월 신세계면세점을 찾은 태국 단체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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