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이 속속 출마 결심을 굳히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의 '4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당대회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바꾸고 흥행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달 23일 전당대회 후보등록일이 임박해오며 많은 당권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4.04.11 pangbin@newspim.com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한 전 위원장은 오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여의도 대산빌딩에 선거 캠프 사무실을 임대하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 대산빌딩은 앞서 많은 후보들이 캠프를 차린 바 있는 '명당'으로 꼽힌다.

정광재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한동훈 후보 캠프에 합류해 언론 소통을 맡게 됐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인사인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한 위원장과 함께 최고위원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전 위원장에 맞설 후보들도 출마 의사를 밝히며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견제 메시지를 잇따라 던지며 '반한' 기류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원 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는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역시 출마가 유력한 나경원 의원도 이날 오전 중진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 결정의 시간, 결정의 때는 차오르고 있다"며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핌 DB]

나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 당이 주인도 없고, 역사도 없고, 뿌리도 없으면 누가 와서 이 당을 이용만 하고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윤상현 의원 역시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앙에서 당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원들에게 보수혁명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윤 의원도 이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듯 "총선에서 패배한 분들은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일침했다. 특히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을 거론하며 "정치적 동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던 인물 중 안철수 의원과 김재섭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마찬가지로 유력 후보로 언급됐던 유승민 전 의원은 아직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가 다자 경쟁 구도로 결정되면서 당은 '어대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흥행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됐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원희룡이라는 주자가 출마하며 '어대한'이라는 프레임 속에 활력을 잃은 듯한 전당대회에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다"면서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한 전 위원장이 여러 주자들에게 공격을 받고 이를 방어하며 국민적으로 새롭게 평가받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우선 국민들의 관심은 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지금 대세론이 굳건하기 때문에 나머지 후보들이 앞으로 연대를 이룰 것인지, 끝까지 각자 도생으로 갈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내달 23일 진행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당원투표 80%, 국민 여론조사 20% 비율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가 22대 총선 본투표가 끝난 10일 오후 인천 계양구 본인의 선거사무소에 마련된 상황실을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4.10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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