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의대 지역인재 선발 인원이 지난해보다 1000여명 늘어난 1900여명 이상이 될 것이란 추산치가 나왔다. 지역인재 제도 도입 취지와 다른 지방 유학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역인재 전형은 비수도권 지역의 우수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방지하는 목적에서 도입됐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비수도권 의대 26곳의 2025학년도 지역인재 신입생 모집 인원은 전체 모집 정원 3111명 중 1900~1966명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의대 지역인재 모집 인원은 1030명 이었다. 구체적인 내년도 지역인재 모집 인원은 오는 30일 확정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이날 각 대학의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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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의대 증원이 확정된 일부 비수도권 거점 국립대에서는 내년 의대 모집인원의 60%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하기로 했다. 전북대는 전체 의대 모집인원 중 64.9%(171명 중 111명)를 뽑을 예정이다.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충남대 등에서도 내년 의대 모집인원의 60%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할 방침이다.

의대 증원이 확정된 다른 대학에서도 지역인재 비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방침이 지역 의대의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민생토론회에서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의대 정원을 충분히 늘리고 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이수한 지역 인재 정원을 대폭 확대해 지역 인재 중심의 의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인재 전형 확대 소식에 지방 유학을 문의하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다. 지역인재 전형 선발에서 경쟁률과 합격선은 전국 단위로 선발하는 전형보다 낮다. 이에 지역인재 전형 지원이 일반 전형보다 상대적으로 의대 입학이 쉽다고 여겨진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방의대 27곳을 대상으로 2023학년도 지역인재 전형 합격자 백분위를 분석한 결과 지역인재 학생부교과전형 평균 합격선은 1.27 등급이었지만, 전국 선발 전형에서는 1.19 등급이었다.

경쟁률도 지역인재가 낮다. 2024학년도 의대 지역인재 전형 정시 경쟁률은 4.9대 1였지만, 전국 선발 전형은 9.1대 1이었다. 전국 선발 전형 경쟁이 약 2배 더 치열한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인재 전형을 문의하는 학부모들이 꽤 많은 상황"이라며 "(의대) 합격 점수 결과가 나오는 향후 1~2년 이후부터 지방 유학은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인재 전형 도입 취지가 훼손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방으로 역유학을 갔다가 의대 졸업 후 지방을 이탈하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반면 교육부는 지방 유학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지역인재 전형은 단순히 고등학교만 지역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중고등학교까지 다 나와야 하고, 굉장히 어린 초등 6학년 때는 지역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유학을 갈 수 있겠지만, 장단점을 판단할 부분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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