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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동진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비슷한 형태로 설계, 제조된 로봇을 뜻한다. 머리와 몸통, 두 팔, 두 다리를 갖추고 있으며, 사람처럼 걷고 뛰고 계단오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물을 집어 운반하는 등의 노동을 수행할 수 있다. 

초기 휴머노이드는 인간을 보조하는 단순 노동만 가능했지만 최근 개발된 휴머노이드는 생성형 AI 두뇌를 장착고 있어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 의료, 교육, 재난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노동력을 대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휴머노이드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간 노동력 부족을 메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규모는 연평균 50.2% 성장을 거듭하며 오는 2030년에는 138억달러(약 19조), 2035년엔 380억달러(약 52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시장을 향한 글로벌 경쟁은 이미 불붙었다. 테슬라가 지난해 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2’를 공개한 데 이어 피규어AI의 피규어 01, 앱트로닉의 아폴로,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디짓, 유니트리의 H1 등 글로벌 로봇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신형 휴머노이드 제품를 선보였고,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전기 액추에이터를 사용하는 신형 아틀라스로 경쟁에 가세했다. 

한국에서도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뜨겁다. 삼성의 지원을 받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했으며, 현대자동차는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하며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휴머노이드 개발 스타트업들에 대한 벤처투자도 활발하다. 중국 로봇 기업 ‘부스터로보틱스’는 최근 수십억원의 프리A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BR002’은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접어 일어서는 뛰어난 운동성능을 시연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월 말 미국에선 휴머노이드 로봇업체 ‘피규어 AI’가 오픈AI와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실리콘밸리 IT대기업들로부터 6억7500만달러(약 92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휴머노이드 전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21일 관련업계와  더브이씨(THEVC) 등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개발 업체인 ‘에이로봇(대표 엄윤설)’은 지난 20일 하나벤처스와 SGC파트너스, 가우스캐피탈매니지먼트로부터 35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에이로봇은 한양대 에리카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 연구실에서 2018년 스핀오프한 로봇 개발 전문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는 매년 로보컵(RoboCup)에 참가해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로보컵은 2050년까지 월드컵 축구 우승팀을 상대로 로봇팀이 이기는 것을 목표로 열리는 세계적인 로봇 축구대회이다. 이 대회에선 인간 선수와의 공정한 경기를 위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센서 사용이나 클라우드 컴퓨터와의 통신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때문에 앨리스를 비롯한 로보컵 참가 로봇들은 비전(VISION) 기반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돼 있다.

에이로봇은 현재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4', 웰컴 로봇 '에이미', 반려 로봇 '에디'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앨리스4는 특히 에이로봇이 자체 개발한 250W급 액추에이터를 탑재하고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의 판매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는 휴머노이드 사업과 관련 “인구 절벽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 위기에서 우리 경제를 구할 수 있는 해결책은 로봇”이라며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AI를 활용한 인간형 로봇 개발 사업(프로젝트명: 넥스트 제너레이션 휴머노이드)을 ‘산업기술 알키미스트(연금술) 프로젝트’의 3대 신규 테마 중 하나로 지정해 연구과제를 공모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정부는 향후 10년 산업 판도를 바꿀 미래 기술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실패를 용인하는 중장기 연구개발(R&D) 사업인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