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해외여행 도중 배우자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차영민 부장판사)는 20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공수처 검사 A씨에 대한 쌍방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란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 별다른 죄를 짓지 않으면 형을 면해주는 판결이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핌DB]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1년 2월 필리핀 여행 도중 술을 마시고 배우자 B씨를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앞서 B씨는 2021년 9월 A씨를 폭행 및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상해 혐의에 대해서만 일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은 A씨를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으나 A씨는 "공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이 침소봉대되고 일방적인 가해자로 몰렸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증거 및 상해진단서 등만으로는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상해를 입은 사실이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행한 유형력의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이후에도 피고인과 피해자가 혼인생활을 이어가며 자녀를 출산한 점 등을 고려해 선고를 유예하기로 했다"고 판결했다.

이에 쌍방이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원심의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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