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취임 2년차를 맞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비은행 사업 강화 '승부수'를 던졌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동시 인수를 통해 국내 생명보험업계 6위 수준의 계열사 확보를 추진한다. 10년만에 재진출을 선언한 증권업과 함께 증권·보험 시장 진출이라는 숙원 해결을 코앞에 뒀다.

과도한 은행업 집중으로 한계에 직면한 그룹 역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은행을 중심으로 보험과 증권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통해 '리딩금융'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높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31 pangbin@newspim.com

우리금융은 앞선 26일 보도된 동양생명·ABL생명 동시 인수 추진설에 대해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대주주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이다. 지난해 ABL생명 매각을 추진한 바 있는 다자보험그룹은 동양생명과 함께 묶어 이른바 '패키지'로 판매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후 우리금융과 물밑 접속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생보사의 자산규모는 각각 32조4000억원과 17조4000억원 수준이다. 합산 약 50조원으로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생명, NH농협생명 등에 이어 6번째다. 양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2957억원과 804억원 등 합산 3761억원으로 역시 업계 6위권이다. 계획대로 동시 인수에 성공하면 우리금융은 단순에 업계 '빅5'를 노릴 수 있는 계열사를 확보하게 된다.

구체적인 매각조건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동양·ABL생명 동시 인수 추진으로 현재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롯데손해보험 공개매각에서는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우리금융은 여전히 인수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입장이나 "실사결과를 토대로 최종 의사결정을 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4.06.27 peterbreak22@newspim.com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에 2조원 중후반에서 3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생보사의 자산 및 순이익 규모나 우리금융의 자금동원력 등을 감안하면 큰 난관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0년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로 농협금융의 성장 발판을 마련한 임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이번에도 발휘됐다며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임 회장은 올해초 경영전략워크숍에서 선도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역량집중 ▲시너지 ▲소통 등 3대 경영목표를 제시하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을 피력하기도 했다.

특히 "한 손에는 나침반(전략방향)을, 다른 한 손에는 스톱워치(속도감)를 들고 우리금융의 목적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나가자"며 임직원들을 강하게 독려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추진하며 10년만에 증권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임기 1년차가 시장을 관망하며 구체적인 전략을 파악한 시기라면 2년차에는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포스증권은 3700개가 넘는 펀드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플랫폼으로 개인고객 28만명, 고객자금 6조5000억원이라는 리테일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종금(고객수 20만명, 예탁자산 4조원)과 합병시 예탁자산이 10조원이 넘어가고 고객수도 50만명에 육박한다. 향후 추가적인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4.06.27 peterbreak22@newspim.com

이번 생보사 인수 추진은 임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의 '정점'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할 경우, 우리금융은 단순에 업계 6위 수준의 자산(50조원)과 순이익(3700억원)을 보유한 계열사를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 우리금융 순이익은 2조5000억원으로 5대 금융그룹 중 4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1위를 다투고 있는 KB(4조6300억원)와 신한(4조3600억원)와의 격차는 2조원에 달하고 3위 하나(3조4500)와의 간극도 1조원에 육박한다. 과도하게 은행에 집중된 현재 포트폴리오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하지만 증권업 재진출에 이어 업계 6위권 생보사 인수가 모두 성공한다면 탄탄한 은행을 중심으로 보험과 증권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해진다. 임 회장의 공언처럼 '리딩금융'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이 눈앞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미 밝힌 것처럼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는 점 외에는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며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도 다각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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