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사업 사령탑을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교체했다. 지난해 11월 정기인사를 통해 경계현 사장 체제를 유지시킨 지 6개월 만에 난 깜짝 인사 발표였다.

[사진=김지나 기자]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 속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유례없는 대규모 적자를 냈고, '신상필벌'이란 삼성전자의 인사 기조 속 경 사장이 연말 정기인사에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하지만 실제 정기인사에서 삼성전자는 경 사장 자리를 유지시키는 방식으로 변화보단 안정을 택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 업황은 좋아지기 시작했고, 이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경영 실적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반도체 사업의 사령탑 교체는 삼성전자 대내외적으로 더 놀라움을 자아냈다.

반도체 사업에 있어 삼성전자의 실책을 따져 묻는다면 지난해 개화하기 시작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 한 점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때문에 경 사장이 반도체 사업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면, 지난해 정기 인사를 통해 일찌감치 자리에서 물러났을 것이다. 삼성전자 측에서도 경 사장의 인사에 대해 "문책성 인사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이유다.

사업적 측면에서 책임을 묻는 인사가 아니라면 뜬금없는 사업부 수장 교체는 리더십 측면의 문제에 대해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자리는 2011년 7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0년 넘게 부회장급 조직이었다. 2021년 12월 경계현 사장이 DS부문장 자리에 오르며 사장급 조직으로 힘이 빠졌다가, 이번 인사를 통해 전영현 부회장이 DS부문장으로 오며 다시 부회장급 조직으로 다시 힘이 강화된 셈이다.

현재 '글로벌 삼성'으로 도약시킨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시장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글로벌 삼성이란 막대한 조직을 지탱하기 위해선 반도체 사업을 주축으로 미래 먹거리를 키워나가야 한다. 올 들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속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 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아와야 한다. 또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 역시 보다 공격적으로 내실을 다져나가야 하는 것이 삼성전자가 사활을 걸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를 위해 노련한 경험과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에 대해 세대교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재계 분위기에 역행하는 인사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지금 삼성전자가 마주한 현실은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기보단 어디서 터질 지모를 리스크 최소화하고, 초격차 기술력을 위해 조직을 한 축으로 힘을 결집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것이 DS부문장 자리에 앉게 된 전영현 부회장에게 주워진 막중한 임무일 것이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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