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여야의 난타전으로 치닫고 있다. 청문회 시작 전부터 신경전을 벌인 것은 물론 질의가 시작된 뒤에도 후보자의 자질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간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오전 10시에 열린 청문회는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기도 전 선서문 낭독부터 신경전에 휩싸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07.24 leehs@newspim.com

선서문을 낭독한 이 후보자가 최민희 과방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한 뒤 인사를 하지 않고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자 최 위원장이 다시 돌아와 인사를 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최 위원장은 "제가 인사하려고 했는데 후보자가 인사도 하지 않고 돌아갔다"며 다시 돌아와 인사하도록 했다.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에게 귓속말로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청문회가 시작하자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청문회 제출 자료 부실과 후보자 자질 문제를 지적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진솔한 검증을 받겠다고 했는데 시작도 전에 표리부동한 모습이다. 미제출한 자료가 224건이나 되는데 무엇을 검증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청문회의 존재 이유는 공직자로 청문을 받겠다는 것인데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숨기고 있다. 검증을 받기 싫다면 사의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이 후보자는 본인과 직계존비속의 외국환 거래내역, 자녀의 입시관련 자료, 주식 매수매도내역, 각종 세금 납부내역도 내지 않고 있다"며 "위원장이 이 후보자에게 자료제출을 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위원장은 "노 의원이 언급한 자료들을 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늘 내로 자료를 내달라"고 말했다.

이혜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 후보자 답변의 불성실함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후보자는 방통위원장의 연봉을 알고 있나. 대학생들이 면접을 준비할 때도 이 후보자보다 많이 한다"며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노동조합 탄압과 방송장악 밖에 없다면 서류 탈락감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방통위 2인 체제에 대해서도 맞붙었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내정 발표 후 취재진과의 만나 방통위 2인 체제의 문제점이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불법적 2인 구조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강행할 것"이라며 "탄핵 발의가 뒤따를 것이고 후보자는 길어야 몇 달 짜리 '제3의 이동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홍일 전 위원장의 탄핵이 추진됐던 이유는 2인 체제에 대한 불법성이었다"며 "지난해 여당 몫 방통위원에 내정된 이 후보자가 야당 반대로 취임하지 못했는데 이는 2인 체제의 불법성 문제가 무너지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2인 체제가 안타깝다. 22대 국회가 개원했는데 5인 체제가 되지 못한 데에는 국회에 책임이 있다"고 답변했다.

법인카드 사적 사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 시절에 법인 카드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전MBC 법인카드 사용 기준에 따르면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 업무와 무관한 영수증 처리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황정아 의원도 "후보자가 토요일과 일요일에 쓴 법인카드 사용내역만 342건이고 8500만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업무상 목적 외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단 만 원도 사용한 적 없다"며 "주말 법인카드 사용은 주말 골프에 관련된 것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했을 뿐이다. 일반 기업에서 보면 웃을 일"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4.07.24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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