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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동진 기자]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항공 산업에서도 전기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비행기는 전기 에너지를 연료로 구동하는 비행기를 말한다. 기존 제트엔진 비행기보다 유지보수가 쉽고 저렴하다. 기존 비행기는 160㎞를 날아가려면 제트연료 400달러어치가 필요하지만 전기비행기의 경우 8~12달러면 충분하다. 또한 탄소배출로 인한 대기환경오염과 엔진 소음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전기비행기는 배터리 무게와 부피 때문에 여객과 화물을 많이 싣기 어렵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항공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로는 수십명을 태우고 약 50km 운항하는 것이 전기비행기의 한계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최근 엔진 역할을 하는 모터와 배터리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이 문제 또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다수의 소형 추진 장치를 기체에 분산 배치하는 분산추진(Distributed Propulsion) 기술 덕분에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흔히 ‘에어택시’ 사업으로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이 수직이착륙 프로펠러 드론 기반의 도심 내 교통수단으로 개발되고 있다면 전기비행기는 도심이 아닌 공항과 공항 사이를 오가는 틈새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츠(GIA)’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항공기 시장규모는 2022년 118억달러 수준에서 연평균 14.3%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30년엔 342억달러(약 47조4000억원)를 형성할 전망이다. 

유럽에선 전기비행기가 2020년 6월 세계 최초로 유럽항공청의 인증을 받아 현재 스웨덴과 노르웨이, 스위스, 프랑스 등에서 일부 상용화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 이스라엘 등에서도 관련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전기비행기 전문 스타트업인 ‘토프모빌리티(이하 토프, 대표 정찬영)’가 그 주인공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토프는 지난 3월 말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은데 이어 지난 22일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와 넥스트드림엔젤클럽으로부터 추가 시드투자를 유치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비공개이다. 

2023년 7월 세워진 토프는 항공모빌리티 스타트업으로, 전기비행기 산업을 개척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전기비행기 제조회사들과 활발히 기술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 전기비행기 1호기 도입 및 인증체계를 구축하고, 한국공항공사 보육기업, 국토교통부 전기비행기 시범사업, 지자체 사업 협력 등에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토프는 특히 지난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드론박람회’에서 전기비행기를 공개한 바 있다. 토프가 이때 공개한 전기 비행기는 슬로베니아 피피스트렐(Pipistrel)사가 제작한 벨리스 일렉트로(Velis Electro) 기체로, 2인승에 600kg에 달하는 경량 사이즈다. 비행시간은 70분이며, 최대 항속거리는 20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토프는 이 기종에 대한 국내 인증을 마치고, 빠르면 올 하반기 본격 상용화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최범규 소풍벤처스 심사역은 “항공산업에서의 탄소중립 필요성과 시장환경에서의 제도적 요구는 생각보다 더 빠르고 가파르게 증가되고 있다”며 “항공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기 시작한 지금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전기항공기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토프모빌리티의 역량과 선점효과 구축 가능성에 많은 기대를 걸고있다”고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토프는 이번 투자금을 토대로 전기비행기 토탈 솔루션(EV AIR CARE)을 위한 연구 및 개발, 전기비행기 기단 확대 등에 집중 사용할 계획이다. 

정찬영 토프모빌리티 대표는 이번 투자유치와 관련 “국내 미래항공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하고,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힘써 곧 폭발적으로 성장할 친환경 항공모빌리티 산업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겠다”며 “앞으로 아시아 NO.1 전기비행기 전문회사로 발돋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