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 서울시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회식을 하다 깜짝 놀랐다. 회식 장소인 삼겹살집에서 쌈 채소 리필을 거부해서다. A씨는 삼겹살을 추가 주문한 뒤에야 쌈 채소 1인분을 받았다. 그는 "상춧값이 오르면서 고깃집에서 쌈 채소를 잘 안 주려는 것 같다"며 "삼겹살로 상추를 싸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달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호우 피해로 인해 상추, 깻잎 등 채소 가격이 당분간 오름세일 것으로 보이면서 밥상물가 상승세가 예상된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적상추 상(上)품 100g 소매가격은 전년 대비 16.54% 상승한 2107원으로 집계됐다. 집중호우로 인해 적상추 가격은 전월보다 136.48%, 평년 대비 48.48% 올랐다.

깻잎 가격도 오름세다. 깻잎 상품 100g 소매가격은 전년보다 11.65% 상승한 2550원이다. 전월과 비교하면 19.21% 올랐다. 시금치는 상품 100g 소매가격은 전년보다 18.21% 오른 1675원으로 조사됐다. 전월과 비교하면 등락률이 무려 117.53%에 달한다.

배추 상품 한 포기의 소매가격도 전년보다 23.98% 오른 5092원으로 집계됐다. 배추 역시 전월보다 46.83% 뛰어오르면서 농산물 물가 상승세에 기여했다. 알배기배추 상품 한 포기의 소매가격도 오름세다. 알배기배추 소매가격은 전년보다 26.56% 증가한 3188원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44.78% 올랐다.

무 상품 1개의 소매가격은 2697원으로 전년보다 40.03% 올랐다. 전월과 비교해도 29.29%의 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열무 상품 1kg의 소매가격도 전년대비 22.33% 상승한 4404원으로 집계됐다. 열무가격은 전월보다 83.35% 올라 상승폭이 컸다.

호우 피해를 많이 입은 오이 상품 10개 소매가격은 전년보다 44.19% 상승한 1만6089원으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 무려 104.51% 올랐다. 통상 오이는 환경적 요인에 취약해 수확 과정에서 기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번 장맛비가 짧고 많이 내린다는 점에서 한동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농식품부는 집중호우로 인한 생산량 급감이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상추와 깻잎은 재정식 후 약 20일 후면 새로 수확이 가능하다"며 "오이 또한 약 10일 후면 새로 자라나기 때문에 공급량 감소는 금방 지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2020.08.04 kilroy023@newspim.com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