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됐다. 앞선 고위간부 인사와 일부 고검·지검장들의 사의 등으로 연쇄이동이 불가피해지면서, 주요 사건을 맡고 있는 부장검사들의 교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검장과 차장검사가 모두 교체된 상황에서 부장검사까지 교체될 경우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의혹' 등 일부 수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핌 DB]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부로 중앙지검 1~4차장 자리는 공백 상태다.지난 13일 법무부 인사에 따라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의혹을 각각 지휘하던 중앙지검 김창진 1차장검사와 고형곤 4차장검사는 각각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과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이동했다. 여기에 송경호 중앙지검장까지 부산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주요 수사 지휘라인이 모두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는 조만간 중간간부급(차·부장검사)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르면 다음 주 내 인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고위간부들의 인사 이동과 일부 고·지검장들이 검찰을 떠나면서, 이번 중간간부급 인사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서는 1차장검사 산하의 형사1부장과 4차장검사 산하의 반부패수사2부장이다. 형사1부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반부패수사2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각각 수사 중이다.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은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만 한차례 소환 조사한 단계이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대표 등 사건 관계인의 항소심 결과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형사1부장과 반부패수사2부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인사에 따라 용산(대통령실)의 의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고위간부급 인사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는 있지만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한 용산의 '불신임'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수사를 지휘하던 김 부장과 고 차장은 검사장, 송 고검장은 고검장으로 각각 승진하며 겉으로는 각각 영전한 모양새지만, 실질적으론 이들이 모두 비수사 보직으로 옮기면서 '좌천성 승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여사 소환을 두고 마찰설이 있었던 송 고검장 대신 소위 '찐윤'으로 분류되는 이창수 중앙지검장에게 수사 지휘를 맡긴 대통령실이 이후 1·4차장검사에도 비슷한 인사를 단행하거나 형사1부장과 반부패수사2부장까지 교체할 경우 김 여사 수사에 대한 검찰 압박을 더욱 노골화하는 모양새로 보일 수 있다.

이 경우 이 총장에 대한 견제를 한층 강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으며, 검찰과 대통령실이 대립하는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 지검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 "인사와 관계없이 저희가 해야할 일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제대로 잘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여사의 소환 조사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인 부분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업무를 빨리 파악해 수사에 필요한 충분한 조치들을 취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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