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채상병특검법'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들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군인권센터·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참여연대는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의 채상병특검법 거부권 행사 시 국회 재의결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 개시를 선포했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군인권센터·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가 14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채상병특검법'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한 규탄 집회를 진행 중이다. 2024.05.14 calebcao@newspim.com

이들 단체는 윤 대통령이 이날 혹은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동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는 국회의 권한을 무력화하는 대통령의 권한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채상병 사건'은 해병대 1사단 소속 채모 상병이 지난해 7월 19일 오전 9시 10분경 폭우사태 피해지역인 경상북도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의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14시간만에 사망한 채 발견된 사고를 가리킨다.

이 법은 당시 사건 책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국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 진상 규명을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내용이다. 수사 대상은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사령부 ▲경북지방경찰청 등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 사건의 본질은 한 국군 장병이 의무 복무를 하러 갔다가 안전 조치를 다 하지 않은 지휘관의 명령에 의해서 사망한 사건"이라며 "또한 이 사망의 책임이 있는 임성근 사단장을 권력이 비호함으로 인해 정당하게 수사권을 행사한 군사경찰 박정훈 대령을 음해해서 오히려 범죄자로 재판에 세운 희대의 권력형 수사외압 범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국방부 장관의 결재를 뒤집어 엎을 수 있는 사람 유일무이하게 딱 한 사람이다. 바로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본인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서 방어권을 행사하는 거부권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대통령은 거부권을 시사했지만 다시 한번 윤 대통령에게 최상병특검법 공포를 촉구한다"며 "끝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21대 국회가 책임지고 재의결해서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날부터 '최상병특검법 재의결을 촉구하는 5만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할 방침이다.

한편 동 법안은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통령의 재의요구안도 심의 의결되지 않았다. 거부권 행사 시한은 오는 22일이다. 따라서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이 행사 유무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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